가을이란
- 松竹 / 김철이 -
먼 길을 돌아오느라
붉게 물이 들었나
시절의 목도리 짧은 목에 두르고
우두커니 또다시 먼 허공만 바라본다
사계를 붉게 물들이고 싶었을까
나갔던 혼을 되찾아
온 산기슭마다 불 지르고
들녘마저 불 지르다 뒤 한번 돌아다 본다
계절은 손도 없는 화가가 되어
물감조차 없을 그림을
세상 제일의 화폭 위에다
한 순간씩 그려 나간다
이 모습 영원하길
두 손 모아 기원하는 이들
가슴 한 켠에 빗장을 열어놓고
더 풍요로운 가을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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