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가을이란/아람문학

松竹/김철이 2014. 9. 15. 13:13

가을이란

 

                          - 松竹 / 김철이 -    

 

        

 

먼 길을 돌아오느라
붉게 물이 들었나
시절의 목도리 짧은 목에 두르고
우두커니 또다시 먼 허공만 바라본다

사계를 붉게 물들이고 싶었을까
나갔던 혼을 되찾아
온 산기슭마다 불 지르고
들녘마저 불 지르다 뒤 한번 돌아다 본다

계절은 손도 없는 화가가 되어
물감조차 없을 그림을
세상 제일의 화폭 위에다
한 순간씩 그려 나간다

이 모습 영원하길
두 손 모아 기원하는 이들
가슴 한 켠에 빗장을 열어놓고
더 풍요로운 가을을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