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그림자
- 松竹 / 김철이 -
어느 세월에 들은 듯한
애틋한 목소리
더운 여름밤 더운 바람을 타고
귀속을 들락거리는 음성의 정체는
생명 주신 내 어머니의 가련한 목소리
이제 그만 잊어주실 때도 되었으련만,
불효 말고 드린 게 없는데
무슨 미련 그리 많아
어찌하여 여태 잊지 못하시나
꿈길마다 가슴을 쓸어주시는
내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
한 많은 여생 아직도 못 푸셨나
시시때때 소리없는 슬픔으로 다가와
가슴앓이 수십 년에
딱지 덜 떨어진 상처 위에 울고 가시는
내 어머니의 슬픈 눈물
이 세상 무엇 하러 왔는지
그 의미는 몰라도
모정 잃은 서러움은 능히 알기에
놓으려 하나 정녕 놓을 수 없고
어렴풋이 기억의 가지 끝에 매달려 사는
내 어머니의 형체 없는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