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복
- 松竹 / 김철이 -
여인의 여린 심사
홍색 자락에 숨기고
하늘이 내린 국모國母로 살더라
용상龍床에 못지않은 권세
부러움과 칭송이 자자하건만,
늘 외롭고 두려운 심정 가눌 길 없어
주인 모신 몸 머리를 숙인다
땅 파고 흙 매는 한이 있어도
차라리 여가의 여인으로 살아봤으면
먼 훗날 애틋한 사랑 해보았으니
원은 없다 하겠네
시기와 질투는
칠거지악七去之惡에 위배되는 법
내 남군 내어주고 밤새우는 국모의 피눈물
자락마다 새겨 받아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