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스스로, (나를) 깬 다음엔 묵묵히!/연중 제22주일(정영우 신부)
꼭 10년 전, 편두통으로 쓰러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그마치 20kg 감량한 후, 지금껏 꾸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하다 보면 몸은 자꾸 움직이라는데 정신은 건너뛰라고 할 때가 많습니다. 내 안에 걸림돌(사탄)이 있는 겁니다. 자신이 스스로 이 걸림돌을 깬 후에야 몸이 건강해지고 정신도 건강해지면서 영이 맑아집니다. 우리 신앙인은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잘 관리하고 운영하면서 사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앞으로 많은 고난을 받고 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스승을 무척이나 아끼는 심정에서 베드로 사도는 펄쩍 뛰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이때 베드로 사도는 깜짝 놀랄 말을 주님께로부터 듣습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16,23) 이어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을 따르라고 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
라야 한다.”(16,24) 이는 마지못해서 억지로 당신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그저 자신밖에 모르는 생활태도를 깬 후에 하느님께서 주신 각자의 능력에 알맞게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가라는 뜻입니다. 덧붙여 주님은 다시 한 번 말씀하십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다”(16,25).
여기서 우리는 오래 사는 것보다 잘 사는것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을 당했을 때, 하느님의 뜻이야 어떻든 그분을 원망하며 시련은 싫다고 끝까지 거부한다면, 하느님은 우리에게서 영원히 손을 떼실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16,25) 라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주님을 위해 사는 삶이 될 때, 자기를 구원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은 언젠가는 썩을 몸이지만 주님을 위해 살면 썩지않을 영원한 생명을 받는다는 것을 가르치는 기쁜 소식입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 베드로처럼 인간적 생각만을 앞세운 나머지 하느님이 우리 안에 이루시려는 계획을 깨닫지 못하며 나 스스로 이것을 가로막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또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을 만날지라도 잘 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배려를 믿으며 이를 기쁘게 받아들이도록 합시다. 그러면 주님은 마지막 날 후하게 갚으실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은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
을 것입니다”(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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