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인천] 가정과 사랑

松竹/김철이 2011. 8. 13. 16:04

[인천] 가정과 사랑/연중 제20주일(서성만 신부)

 

 

우리 인천교구에서 실시하는 아버지학교에 참여하다보면 형제님들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뚝뚝하고 접근하기 쉽지 않은 형제님들도 자녀들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갑자기 수다스러워집니다. 얘기하다보면 남자들의 연약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자녀문제 앞에서는 형제님들도 눈물을 흘리고야 맙니다.

많은 아버지들이 집에서 자녀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답니다. “아버지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 아버지들은 억울합니다. “해준 게 뭐가 있냐고? 난 평생을 너희들 때문에 이 고생을 했는데!” 능력있는 아빠가 되기 위해 친구같은 아빠가 되는 것을 소홀히 한 댓가를 많은 분들이 혹독하게 치릅니다. 하지만 부모로서 자녀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만은 누구보다 간절합니다.

오늘 복음에도 예수님께 마귀들린 딸을 고쳐달라는 가나안 부인의 부모로서의 애틋한 마음이 나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매정하게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시며 거절하십니다. 그런데도 부인은 이에 굴하지 않고 “강아지도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지 않습니까?”하고 계속 매달립니다. 이러한 부인을 보시고 예수님은 칭찬하시며 이제 바라는 대로 될 것을 약속하십니다.

우리는 자신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려 하다가 한계에 부딪히면 마지막에는 주님께 의탁합니다. 우리는 가정의 문제도 인간적 노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다가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한계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가나안 부인처럼 주님께 의탁하며 해결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예수님께 매달리기 위해서는 우선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우리의 마음에 준비할 것이 있습니다. 110V 전기코드를 220V 콘센트에 꽂을 수 없듯이 예수님께 우리의 마음을 접속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코드를 마련해야 합니다. 바로 그것은 사랑이라는 코드입니다. 우리는 특별히 가정안에서 주님께 우리의 마음을 접속하고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가정은 사랑을 배우고 사랑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문구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의 목적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문구가 더 맞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시기 위해 ‘가정’이라는 도구를 주셨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부모로서의 애틋한 사랑을 가정에서 깨닫고, 부부사랑의 아름다움을 가정에서 가꾸어 가기를 바라십니다.

가나안 부인의 믿음은 우리에게 인간적 한계에 부딪힌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보여줍니다. 오늘 복음은 가나안 부인처럼 자신을 낮추고 주님께 매달리고 신뢰하는 신앙인의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함을 알려줍니다.

결국 가정에서 사랑을 해본 사람은 점점 주님을 닮아갑니다. 가정에서 사랑을 나누는 사람은 이방인을 구별하는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납니다. 가정에서 사랑안에 사는 사람은 이미 행복합니다. 사랑을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인생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