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부산] 사랑의 손길

松竹/김철이 2011. 7. 29. 21:08

[부산] 사랑의 손길/연중 제18주일(석판홍 신부)

 

 

7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연중 제18주일입니다. 다들 휴가다 피서다며 들뜬 분위기지만,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을 배려하고 조금이나마 그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으면 합니다.

먼저, 오늘 제1독서 내용을 묵상해 봅시다. 돈을 버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란 벌기보다는 쓰기가 더 어렵다고들 합니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돈을 버는 것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걱정도 하지만, 진작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돈만 모을 줄 알았지, 모은 돈을 제대로 한 번 의미 있고 멋있게 써 보지도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렇게도 힘들고 어렵게 모은 돈을 엉뚱하고 부질없는 것에 쓰며 허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돈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듯이 뼈 빠지게 모으며 살아왔는데, 어느날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부딪히게 되면 혼란에 빠지기도 합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양식도 못 되는 것에 돈을 쓰고, 배불리지도 못하는 것에 수고를 들이느냐?”(이사 55, 2ㄱ)하며 오늘 제1독서는 우리를 꼬집는 듯합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주목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그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 35〜39 참조)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그 사랑을 먹고, 그 사랑으로 숨 쉬며 살아가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들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 사실을 잊는다면 단 한 순간도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뿐더러, 모든 것이 허망하고 부질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이른바 ‘오병이어의 기적’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주님의 신적 능력을 보여준 이 사건 이면에 우리는 또한, 그분 사랑의 마음을 진하게 느낍니다. 측은한 마음으로 온갖 병자들을 고쳐주셨고, 끼니때가 되자 그들의 굶주림을 모른 채 하지 않으신 예수님.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시는 그분의 손길은, 그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손길이었고, 그 사랑으로 그들은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은 불가능을 가능케 합니다. 우리는 그 사랑을 주님을 통해 깨닫게 되었고, 이제 우리도 그 사랑을 살고자 합니다. 우리 신앙인이란 사랑의 힘을 끝까지 믿는 사람들이고, 그 사랑의 힘으로 이 세상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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