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밀과 가라지/연중 제16주일(김기현 신부)
오늘 복음 말씀은 밀과 가라지의 비유입니다. 주인이 좋은 씨를 밭에 뿌렸습니다. 그런데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랍니다. 종들이 가라지를 거두어 내겠다는 제안에 밭주인은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라 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수확 때에는 밀과 가라지를 구별합니다.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마태 13,30)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몇 가지를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사람의 아들’인 씨 뿌리는 주인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가라지를 가려 뽑아내겠다는 종들의 제안에 주인은 유보를 명합니다. 급하게 심판하려는 종들의 요구에 주인은 심판을 미룹니다.
주인은 기다립니다. 주인은 인내합니다. ‘사람의 아들’ 주인은 지금 당장의 심판이 아니라 사랑으로 기다리시는 분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도 그렇게 사랑하기를 보여주시며 가르치십니다.
둘째로 심판의 몫은 종들이 아닌(사람이 아닌), 주님께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이라는 밭에는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납니다.
‘나는 밀이고 저 사람은 가라지 같은 존재야!’
‘나는 가라지 같은 쓸모없는 사람이야!’
이런 심판에 대해 우리는 에너지를 낭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밀과 가라지에 대한 구별과 심판의 몫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 마지막 날 주님이 하십니다.
그러면 마지막 우리가 해야 할 몫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주님 보시기에 좋은 밀이 되어 주님 곳간에 모아 들여지기를 노력하는 것입니다. 밀은 부서져 빵이 되고 사람들에게 나눠 먹혀집니다. 그래서 밀은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좋은 열매가 됩니다. 그 밀과 같은 사람이 되기를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그리고 가라지로 비유되는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에 서지 않기를 노력하며 주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누군가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참고 기다리고 인내하는 주인의 사랑을 배우는 것이 주인을 닮아야 할 우리의 몫이고, 밀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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