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안동] 사랑과 일치의 주님

松竹/김철이 2011. 6. 18. 08:21

[안동] 사랑과 일치의 주님/삼위일체 대축일(오성백 신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느님 아버지와 하느님의 외아드님과 성령은 찬미 받으소서. 정녕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셨나이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이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마다 십자 성호를 긋습니다. 성호를 긋는 것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우리의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며, 천주교 신자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십자 성호를 그으며 우리는 하느님 사랑을 마음 속에 새기게 됩니다. 이웃을 사랑함으로써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닮아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사랑의 삶으로 완성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고.”라고 자신을 선포하십니다. 참으로 하느님은 거룩하시며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분이지만, 또한 가까이 계시고 자비로운 분이시기도 합니다. 구약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자비와 인내와 신의에 호소하며 도우심과 사죄하심을 비는 기도들이 거듭 되풀이 됩니다. 하느님은 백성이 불충실해도 죄를 사하고 도와주십니다. 모세는 무릎을 꿇어 경배하며 “주님, 제가 당신 눈에 든다면 저희와 함께 가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백성이 목이 뻣뻣하기는 하지만, 저희 죄악과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당신 소유로 삼아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가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의 기도, 나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교회에 기쁨으로 시작하여 은총, 사랑, 친교로 인사하고 격려하면서 안부를 전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은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총으로 보이게 드러났으며, 성령으로 말미암은 일치로 교회 안에서 그 능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일치가 살아 있는 곳, 그리스도인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화목하게 살아가는 곳, 거기에 기쁨이, 일찍이 인간이 겪어보지 못한 기쁨이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에게 있어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란 어떤 머나먼, 그 자체 안에만 머무는 분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숨어 계시던 하느님은 드러나 계시는 하느님이 되셨습니다. 우리 삶의 현재와 미래를 주관하시는 하느님이 되신 것입니다. 우리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기쁨, 은총, 사랑, 친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고 전합니다. 죄인을 구원하기 위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구원 의지가 오늘 복음의 내용입니다. 삼위일체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신비며, 믿을 교리입니다. 세분이 하느님의 몸으로 일체를 이루는 그 중심에 사랑이 있습니다.

그 사랑은 겸손의 사랑이며, 서로를 내어주는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일체, 일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교회가 지향해야 할 하느님 백성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주님을 중심으로 교구장과 사제단, 수도자와 하느님 백성인 신자가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가정에서 부부가 부모와 자녀가 사랑과 믿음으로 한 마음 한 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정부에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남과 북의 대화와 만남, 상호 소통 또한 부족합니다.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일체와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고, 믿어주고, 대화하고, 만남과 친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삼위일체, 사랑과 믿음의 신비를 살아가도록 합시다.

남북 통일을 위해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대화하고 만나서, 우리 민족의 문제는 남과 북이 주체적으로 풀어 나가야 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