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마산] 참 사람아!!!

松竹/김철이 2011. 6. 11. 07:44

[마산] 참 사람아!!!/이상록 신부(성령 강림 대축일)

 

 

“예수 천당, 불신 지옥!!!” 우리는 이 구호를 들으면 눈살을 찌푸립니다. 그런데 우리는 구호를 외치는 이들과 같은 의미의 말을 듣습니다. 독서와 복음에서는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이 성령을 처음 체험했던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이 무서워 문을 잠그고 모여 있었던 제자들은 예수님을 다시 만나고’ 나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어버립니다. 두려움은 기쁨과 평화로움으로 바뀌고 닫아걸었던 문을 열고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기쁨과 평화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들으며 눈살 찌푸리는 행동과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어버린 제자들의 행동에서 우리가 엿볼 수 있는 것은 밖으로 나와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모습을 살핀다면 제자들처럼 자신들의 기쁨과 평화로움을 알리기보다 앵무새처럼 또는 기계처럼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서, 사도행전에서 각기 다른 외국인들이 제자들이 하는 말을 모두 자기네 말로 알아들었다는 것은 성령으로 알게 된 진리와 평화를 통해 세상 모두가 하나가 되었음을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교회가 탄생하게 됩니다. 그 당시 교회의 모습은 무엇인가 환희에 찬듯하고 평화로워 보이면서도 강렬합니다. 성령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삶이 왜 진리인지를 깨닫게 된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2천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제자들을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경험한 사람이고 그런 체험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 여깁니다. 성령의 이끄심으로 변한 제자들의 모습은 어떤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기보다는 원래 인간이 가져야 할 참 모습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하느님에게서 난 존재이기에 하느님을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고 아무런 이유도 조건도 없이 세상에 태어났기에 아무런 이유도 조건도 없이 무상으로 나누고 도와주는 사람들입니다.

성령강림을 통해 생겨난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했던 그들이 바로 참 교회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상이 발전해갈수록 교회는 사람이 아니라 건물로 바뀌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교회는 사람을 통해 세워졌고, 사람으로 채워져, 사람에게 이어져야 하는 것이지 건물을 통해 교회를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참된 사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 하느님이시고 참 인간이셨듯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우리들은 예수님을 닮아 참 사람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깨닫도록 해주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인간미 풍기는, 사람 냄새 나는, 푸근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성령께서 우리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보이지도, 쉽게 느껴지지도 않지만 우리에게 내려오신 성령께선 항상 우리 마음속에서 우리가 참으로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