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군종] 부활의 삶으로의 초대

松竹/김철이 2011. 5. 14. 11:23

[군종] 부활의 삶으로의 초대/강은식 신부(부활 제4주일 · 성소주일)

 

 

‘무한경쟁’이라는 단어는 무척이나 잔혹한 말이지만, 이것이 마치 하나의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을 때를 봅니다. 무한경쟁이란 말 그대로 아무런 법칙이나 제한 없이 극소수의 승자를 위해 모두가 경쟁에 내몰리는 것을 뜻합니다. 대다수의 많은 이들이 승자의 부푼 희망을 안고 출발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남겨지는 것은 상처뿐인 듯 싶습니다. 나의 동료와 친구들을 경쟁 이상의 상대로 적대시하며 나의 자리를 찾기 위해 바쁠 뿐입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부터 이런 경쟁에 익숙해진 우리가 성인이 되어 사람들과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울 것입니다. 오히려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교회의 가르침은 가진 것을 나누며 함께 하는 삶에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활 제4주일인 오늘은 ‘성소주일’입니다. 성소란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 부르심에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럼 무엇에로의 부르심일까요?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를 대하며, 한 처음 주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시며 “보시니 참 좋았다”라고 말씀하신 세상으로 이끌고 가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편적인 성소를 우리는 신앙을 통해 다시 깨닫고 그 부르심에 성실히 응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제나 수도자처럼 하느님의 사업에 온전히 투신하는 특별한 성소에도 관심을 갖고 묵상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시며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들을 통해 당신의 복음을 세상에 널리 알렸듯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쳐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동참하는 것은 진정 복된 일이라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성직자나 수도자는 사회의 이해나 가치에 휘둘리지 않고 하느님의 뜻 안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자유로움을 지닌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성소는 서로가 서로를 향해 내어주는 삶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자신을 양들의 문으로 표현하십니다.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십니다. 그분은 우리 인간이 생명을 창조하고 살리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여 서로가 상생하는 화목한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십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그 당시 사회 지도층이 하느님의 구원에서 배재된 이들이라고 단정하며 소외시킨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하시고 그들에게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다시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사회 지도층의 시기에 의해 돌아가십니다. 하지만 사회 지도층의 율법에 짓눌려 소외된 이들에게서 떠나버린 듯 여겨지던 예수님은 항상 그들 곁에서, 그들과 함께 해 오신 그들의 하느님으로 다시 부활하십니다.

우리 신앙인은 매일의 삶 안에서 부활의 삶에로 초대되어지고 있습니다. 부활은 우리의 이기심에 가리워진 하느님을 우리의 삶 안에서 다시 찾고 그분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무엇이 담을 타고 넘어오는 도둑의 소행이고 무엇이 생명을 얻게 하는 하느님의 뜻인지 우리 마음에 씌워진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