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우리의 기대는.../신호열 신부(부활 제3주일)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길다고 할 수 없는 3년간의 공생활을 하셨습니다.
그 기간 동안 예수님은 이스라엘 곳곳에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고 소외되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죄인으로 낙인찍힌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병든 이들을 고치시고 굶주린 이들을 배불리시고 기적을 행하면서 그 이름이 이스라엘 곳곳으로 번져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왔고 정치권이나 기득권을 쥐고 있었던 모든 사람들의 질시와 경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따랐던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기대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로마의 식민지였던 조국의 해방이었을까요?
아니면 다윗왕조의 영광을 예수님을 통해 재현하고 싶어 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진정으로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원했을까요?
그렇게 거창할 필요도 없이 그냥 예수님을 통해 한몫 차지할려고 했을까요?
오늘 엠마오를 향해 걸어가는 두 제자는 그 걸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하느님의 예언자로 생각하고 기대를 걸었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후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처한 이들에 대한 분노와 너무도 힘없이 십자가형을 당한 스승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
이젠 더 이상 무엇인가 바랄 수 없음에 모든 기대를 접고 비통한 마음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랐던 모든 사람들도 이런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였을 겁니다.
우리는 자주 자신의 기대를 누군가가 이루어주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말씀에 힘이 있고 기적을 행하시고 하느님의 복음을 거침없이 전하는 예수님을 통해 자신의 기대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스라엘로 올라가는 도중 제자들의 다툼이나 예수님을 배신한 유다를 볼 때 제자들은 자신의 뜻을 먼저 앞세웠습니다.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유다처럼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거나 달아나는 것. 분노하고 실망하면서 넋두리 하는 것. 그 외 무엇이 있겠습니까?
자신의 뜻을 앞세우게 될 때 부활의 힘이 아닌 죽음의 힘이 그들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어둠속에서 힘겨운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그 길에서 제자들에게 성경말씀을 들려줍니다.
제 생각은 분명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뜻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자신의 뜻을 뒤로 물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뒤에 서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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