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전설
- 松竹 /김철이 -
물 좋고 산 좋은 금수강산 동해 어느 마을
백 년 묵은 구렁이 큰 저주가 내려
순박한 백성들 하루를 백 년 같이 슬픈 불안에 떤다
힘없어 가엾은 어민들 구렁이 극한 재앙이 두려워
아리따운 숫처녀 제물로 바쳐야 함에
여식들 슬하에 둔 부모들 근심 걱정 더 높아 간다
어느 누구도 감히 앞을 막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 하였던가…
부모들 속 근심 아랑곳 하지 않는
바우와 몽실의 애틋한 사랑은 날이 갈수록 깊어만 가고
그 해의 인제물로 몽실이 선택되니
바우의 슬픔은 높아만 간다
백일을 기약하여 구렁이와 생사를 건 사투
용맹스런 바우의 굳은 언약 급기야 이룰 수 있었으나
뱃전에 꽂은 흰 깃발 저주 내린 구렁이 붉은 피로 물드니
오해했던 몽실 숨을 거두고 그 자리 붉은 꽃물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