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종이배

松竹/김철이 2011. 4. 8. 14:35


    종이배/松竹/김철이 밤에 잠겨 곤히 자던 작은 강 언덕 기슭 이 세상 지어내신 이 끈도 없는 두레박질로 천천히 어둠을 걷어올린다 밤새 잘 잤냐는 인사라도 하는 것이겠지 강둑 언저리 소복이 피어 손짓하는 시계꽃 행열 한없이 흐르는 물따라 흐르지 않으려 혼신을 다하는 송사리떼 작은 헤엄에 아침인사를 한다 물도 없는 푸른 늪 사이로 변화무상하게 그 모습 바꾸며 높은 하늘을 지배하는 흰 구름 먹구름, 부러워 우는 잡새들 가슴속 포근히 감싸 안는다 출발지도 도착지도 알 수 없는 종이배는 사공도 없이 젓는 노도 없이 세상 역사 다 싣고 가는 듯 그저, 묵묵히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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