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시집

길잃은 조가비/꾼 중에서

松竹/김철이 2011. 4. 7. 00:17

길잃은 조가비 / 松竹/김철이


거대한 바다의 역사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쉼 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물살에 떠밀려
평생 그리워하던 뭍이라도 구경나온 것일까…
백사장 한복판 움크리고 누운 채 주위를 살핀다

무엇이 그렇게도 욕심이 나는지
아무것도 없는 모래사장 허공을 맴돌며
꺼억 꺼억 소리 높혀 울어 되는
갈매기 화려한 날개짓 입 크게 벌려 구경을 한다

난이라도 일어난 것인지
시끌벅적 소란이 일어 작은 눈길 크게 돌려보니
제 잘났다 떠들어대는 모래알 수다가 백사장을 메우고
먼 길 오느라 간신히 참았던 멀미에 오물을 토해 낸다.

무슨 애꿎은 운명의 장난인가…
상처입은 심정 아랑곳없이
무심히 오가는 인파들 발길에 채고 또 채이다
낯설은 손길에 이끌려 알 수 없는 미래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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