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 松竹/김철이 -
날은 저무는데
고향잃은 바람은 갈 길 없는 울음만 울고
물기젖은 강둑의 늙은 갈대는
부질없을 허상을 바람결에 실어 날린다
해는 지고 날은 이미 어두운데
무슨 미련이라도 남았는지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의 부름에 순명못해
하늘에 잠긴 저 달은 더 밝기를 소망한다
진종일 낮의 그림자 동반하여 날던 기러기
으스레 달빛에 숨은 사연도 모른 채
앞가슴 매섭게 막는 몇 점 계절풍 뿌리치고
하룻밤 의지 할 둥지를 찾아 줄지어 비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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