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고백
- 松竹/김철이 -
양귀비 화사한 꽃잎은
얇은 꽃삼지 활짝 열어
볼 것 많고 할 것 많은 세상사 너른 품속에
길이 남을 역사의 장을 잉태하려 한다
철새는 가고 진달래 빠알간 꽃손은
온 봄뜰 가득히 새 계절의 씨앗을 심으려 하니
꼬불꼬불 오솔길 따라서
또 다른 시절의 생이 돋는다
피고 또 피어 세상 품 안에 제를 다 할 수 없어도
해는 밝고 또 지기에
무향무색 생의 보따리 풀어 제쳐놓고
아무런 소용없는 자존심 죽여 머리를 숙인다
하루 해안에 어떤 힘겨움이
흔들바위처럼 날 흔들어 놓아도
숨 쉬는 이 순간도 늘 함께 하는 이 곁에 있기에
세상 지어주신 이에게 고개 숙여 진정,
황홀한 고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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