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잉크빛 향기

松竹/김철이 2011. 4. 1. 16:58

    ♥ 잉크빛 향기 ♥ - 松竹/김철이 - 까만 밤은 몇 순간을 위해 깊은 잠을 자고 이 짙은 밤을 깨우려 연한 잉크빛 나팔꽃 여린 꽃잎은 슬그머니, 뒷전으로 하루의 역사를 천천히 걷어 젖힌다 까만 하룻밤의 역사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시커먼 시치미를 떼고 하얀 하루 낮의 일기는 뒤로 밀려나 울고 말 하루 역사를 앞으로 당기려 애태운다 이 좁은 하루의 창 넓게 넓혀 더 낳은 인생을 살려 풋풋한 풀내음 나는 순간을 풀어 저 넓은 세상 품안 가득 날려 보낸다 일도 많고 말도 많은 세상사이지만 나름대로 본래의 향기를 내려 애쓰는 향기 중에 그리 화려하지도 곱지도 않은 연한 잉크빛 향으로 피려 한 잔의 차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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