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풍령 고개 ♧
- 松竹 /김철이 -
엿가락 늘어지듯 길게 늘여만 지는
충청도 사투리 개나리 봇짐을 풀고
뚝배기 구수한 장맛인가…
소 팔러 가던 경상도 사나이 소고삐 풀어 쉬던 곳
오일장 기쁨에
뜬구름처럼 들떠 세월 가는 줄 모르던
뒷마을 복순네 끝없는 수다도
치마끈 느슨하게 주저앉아 쉬어간다.
한없이 흘러왔다 흘러가는 구름 벗을 삼아
창공 속에 날개의 시를 엮던 종다리 힘찬 활개짓도
버거운 마음에 잠시 날개를 접어 쉬다 간다.
남쪽 나라 정든 고향을 찾아 쉼 없이 나르던
계절 나그네 철새들 긴 행렬도 힘이 부친 듯
날다 말고 긴 고갯길 멀끄럼히 바라보며
울어도 눈물 없는 울음을 지어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