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향기
- 松竹/김철이 -
첫돌 박이 아기마냥
동편마루 소롯이 걸터앉아
발그레 웃으며 서편마루 향해
붉은 혀 내밀어 놀리는 듯
하루를 시작한다
온 마을 시끄럽게 울어 깨우는
어느 집 첫닭 회치는 소리
담장 따라 줄타기하듯 아슬아슬 오르는
연한 잉크빛 나팔꽃
수줍은 몸짓 다하여 아침을 알린다
뒷지게 근엄한 햇살 할배
진종일 온 동네를 두루 다녀
누구네 장맛이 더 맛있나 손가락 곱게 찍어 맛을 보다가
철이네 고추장 맛에 반하여 먹고 또 먹다
온 몸이 붉게 물이 든다
빨래터 아낙들 화산 같은 수다에
낮잠 자던 물방개 도령이 뒤뚱거리며 걷다가
물방울 크고 작게 불어 물속 오르내려
약 올리는 송사리떼 놀림에
더 큰 몸짓으로 뒤뚱거리다 물속 깊이 잠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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