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松竹/김철이
시작도 끝도 없는
다람쥐 쳇바퀴 덩달아 돌다
멈칫 겁이 나서 한 걸음 멈춰 서니
또 한 해가 저만치 손을 흔든다.
온다 간다는 인사도 않고
불현듯 찾아와
하나의 나이테에 입을 맞추니
또 다른 한 해의 동이 튼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사이
얼굴엔 주름살 하나 둘 늘고
먹물 같은 머리카락 눈이 내리니
서글픈 심사 가슴에 찬다.
세상에 올 적엔
두 주먹 불끈 쥐고 야망도 컸으나
유수 같은 세월 따라 허겁지겁 뛰다보니
한 인생 끝자리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