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松竹/김철이
햇살 내려 고운 날
꽃샘바람 불어와
동면하는 꽃대 흔들어 깨우니
화신은 온 마을 두루 봄씨를 뿌린다.
뒷산 아지랑이
해묵은 때라도 벗길 심사인지
물도 없을 허공에
거꾸로 머리를 감는다.
하룻밤 사이
빈 들녘
종종거리는 노란 병아리 떼
아장거려 시절의 해작질을 한다.
어디서 불어온 것일까
마파람 몇 점이
온 세상 공평하게
인력으로 끌 수 없는 불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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