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
- 松竹 /김철이 -
뙤약볕 더운 모정의 젖줄을 오목한 입에 물어
앙증맞은 흰 꽃으로 무리지어 피더니
보일듯 보일듯 잘 보이지 않는
소박한 소망으로 늦가을 화려한 들녘에 진다
이 세상
여러 해 살고파 피었지만
대자연 순리따라 작은 꽃잎 뽀족히 내밀어
한 해 살이 짧은 일생을 접는다
온 유월 더운 하늘에도 눈은 내리는가…
연녹색 잔가지 가지마다
희고 작은 진눈개비가 소복이 맺히더니
금새 새하얀 눈송이로 핀다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첫돌 박이 아기마양 앙증맞은 재롱을 부리다
두 계절 너른 품속에 졸더니
희뿌연 안개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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