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레종 - 松竹 / 김철이 - 거대한 일천년 역사 위에 오롯이 올려놓을 고도 신라의 소리를 일구기 위해 숱한 땀과 피를 쏟아왔던 콧대 높은 신라인들 나라와 민족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백성 숱한 희생 속에서도 이룰 수 없었던 34년 긴 세월 부질없고 소용없는 헛된 꿈이 어느 누구의 생각인지 어느 누구의 조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신라의 헛된 꿈 일구려 인제 물 어린 동자 구했기에 어머니 젖가슴 파고드는 어느 어린 동자의 애궂은 운명이 되어 덧없이 흘러가 버릴 역사의 제물이 된 채 비명조차 제대로 지를 수 없이 펄펄 끓는 쇳물 속 이슬로 저버린 동자의 비운 젖 물려 키워온 어린 자식 나라의 군사력과 억압에 내어준 어미의 애끓는 절규가 신라의 소리를 일구어 낸 봉덕사 신종의 목소리로 변하니 숱한 이들 귓전에 더할 수 없이 고운 종소리 아들 잃은 어미의 피 끓는 가슴엔 모정 찾는 아들의 절규 섞인 쉰 목소리가 되어 오늘도, 어미의 젖가슴 쉴 새 없이 파고드는 에밀레 종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