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 松竹 /김철이 -
앞마당 양귀비 화사한 꽃삼지
어제에 이어 또 다른 오늘을 기약하며
하루의 동창을 열어 밝히는데
아침밥 지으시는 어머니 정성은
온 집안 가득 찬다
아궁이 속 장작은 태워 사라질 혼신을 태우고
활활 타는 불길은 도공의 가슴이 되어 더욱 뜨거운데
깊은 속마음 모르는 복실이
배고파 하늘을 우러러 괜한 심통을 부린다
더운 여름은 지는데
진종일 뙤약볕 성화에 시달려 지친 이들
뜨거웠던 기억 지우려
시든 잡초를 모아 앞마당 가운데 모깃불을 피워보지만
독이 오른 모기떼 저공비행 호시탐탐 틈을 노린다
가을 들녘은 일곱빛 무지개로 서고
풍족한 농심은 큰 은혜로 올라
온 마당 가득히 고추 빛으로 물들어
넉넉한 내년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