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살풀이/참여문예

松竹/김철이 2009. 11. 30. 16:36

살풀이

 

 

      松竹/김철이



      이승과 저승의 길을 걷는다.
      길이 멀어 못 가나
      노잣돈이 없어 못 가나
      천 길 만 길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생의 춤 대신 추어줄
      무희의 춤사위 절로 흥이 나고
      발걸음 가볍기만 한데
      세상 업보의 강이 너무 깊어 갈 길마저 잃는다.

      한 백 년을 살아도
      진정 품 안의 삶이란 단 십 년도 못되지만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났다기에
      명주 수건 한 올에 몇십 년 한을 푼다.

      세상 미련 다 떨쳐버리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려 했건만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치솟는 것이 인생이라
      혼을 토하는 통곡소리 보는 이 심히 애처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