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는 가을 속으로 함께 떠나실래요?
찰랑이는 은빛 억새의 머릿결 따라
가을 향기 여물어가는 금빛 들판으로
지금 함께 떠나기로 해요.
도시락을 준비할까요?
앙증맞은 주먹밥이랑 삶은 달걀이랑
빛깔이 투명한 음료수도 한 병 넣고
마음이 달콤해지는 노랑 빨강 사탕도
서너 알씩 주머니에 넣어가기로 해요.
기차를 타고 떠나볼까요?
정겨운 간이역에서 쉼표를 찍듯이 잠시 내려
낯선 풍경과 다정한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바람 스치고 지나가는 그늘 아래 잠시 쉬다가
정처 없이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일부러 무서운 표정으로
참새를 쫓고 있는 허수아비도 만나고
허수아비를 도무지 무서워하지 않는
영리해서 얄미운 참새도 만나고
황금빛 들판에 가득한
산들바람도 만나보기로 해요.
어디서 왔느냐고
바람이 물으면 이렇게 대답할까요?
그냥 떠났어, 일상에서……
그리고 내 자신으로부터 떠나온 길이야.
어디로 갈 거냐고 발그레한 저녁노을이 물으면
또 이렇게 대답하기로 해요.
다시 돌아갈 거야. 일상으로
그리고 내 영원한 벗 내 자신에게로…….
금요일 이 자리는 당신의 답장으로 이어집니다.
아름다운 답장을 기대합니다.
노은 드림
출처 : 인터넷 좋은생각 사람들
'옛 자료 모음방 > 아름다운 당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당신께 시간을 선물합니다 (0) | 2009.02.05 |
---|---|
아름다운 당신께 무심히 던진 말 (0) | 2009.01.30 |
아름다운 당신께 전하는 잃음에 대한 짧은 생각 (0) | 2008.07.21 |
고독한 잠을 아시나요? (0) | 2008.07.15 |
가끔은 빨래가 되어도 좋아요 (0) | 2008.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