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
- 松竹 / 김철이 -
사계를 살고파
얼음 풀려 내리는 봄의 향연 속에
한 시절 혹한에 떨던 마른 나뭇가지 위
연녹색 잎눈 열어 먼 훗날의 영광을 기다린다
온 유월 폭염속에서 지치지 않고
더운 가슴 더 크게 열어
삼복더위 노래하는 매미의 여름날 소나타 곡조 따라
진초록 뜀틀 위에 높이뛰기를 즐긴다
이미 헤어질 날 기약 되어 있음에
마음은 절이는데
계절은 나무밴치 위 느긋하게 주저앉아
다가올 시절에 대한 그리움으로 노랗게 물들어 간다
가지에 맺은 정 잊을 길 없어
찬서리 가슴 매듭마다 저며들 때까지 안간힘 다하여
비어가는 가지마다 바둥되지만
세상 원리인 것을 어쩌랴 이 말 한마디
온 들녘 고이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