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꽃 ♧
- 松竹 / 김철이 -
볼 것 많은
이 세상 여러 해 살고파서
고사리 같은 뿌리 손 곱게 모아 기도하는 심정으로
산산이 흩어지는 흙 알갱이 움켜쥐고 빨간 꽃잎을 피운다.
어긋난 연을 이어갈 애꿎은 사연 탓에
깊은 가슴 소망도 이루지 못 한채
천지신명 지엄하신 명을 따라
한 해를 피다 지는 비운을 토한다.
온 팔월 대지위에 붉게 살다 가려고
짧은 기간 길게 늘여
한 시절 한도 없이 피다가
나락 논 누렇게 물들때 쯤 붉은 꽃잎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