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싶다

거창 금원산휴양림, 자연에 안겨볼까

松竹/김철이 2008. 7. 7. 15:53
캠핑의 매력은 ‘자연 속에서 즐기는 자연’이다. 물소리와 새소리, 귓불을 스치는 바람을 곁에 두고 느끼는 여유로움은 리조트나 호텔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계곡 물놀이와 야외에서의 꿀맛 같은 식사, 모닥불에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정겨움이 여행의 색다른 묘미를 안겨준다. 유명 관광지의 번잡함을 피해 자연을 온전하게 누리고 싶다면 경북 거창군 금원산자연휴양림을 찾아볼 만하다. 끝없이 이어진 폭포와 소, 우거진 숲 등 청정자연은 캠핑의 즐거움을 맛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금원산 자연휴양림 내 위치한 콘도형 산장.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 사이에 우뚝 솟은 금원산(해발 1353m)은 과거 산에서 거칠게 날뛰던 금빛 원숭이를 한 도사가 바위 속에 가뒀다는 전설로 인해 붙여진 이름. 계곡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폭포가 특히 매력적이다.

2.5㎞의 유안청계곡이 품은 폭포는 미폭, 자운폭포, 유안청폭포 등. 계곡은 폭포와 소, 담이 줄줄이 이어지고 하늘 한점 보기 힘든 우거진 숲과 이끼를 덮은 바위의 모습이 태곳적 신비함을 불러일으킨다.

200m 높이의 3단 폭포인 유안청폭포의 원래 이름은 가섭동폭. 그 옛날 ‘가섭사’가 자리했던 이곳은 조선시대에 지방향시를 준비하기 위한 공부방인 ‘유안청’이 자리해 유안청계곡으로 불리게 됐다.

유안청 제2폭포에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끼계곡이 반기고 그 위쪽에 80m 규모의 직폭인 유안청 제1폭포가 물을 쏟아낸다. 이태의 소설 ‘남부군’에 소개된 이곳은 1950년 덕유산에 집결한 500명의 남부군이 지리산으로 가는 도중 목욕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거창 금원산자연휴양림에는 크고 작은 폭포를 바로 옆에서 즐길 수 있는 유안청야영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노을 위로 구름이 흐르는 듯한 모양새의 자운폭포와 보름달이 뜨면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선녀담도 놓치기 아까운 비경. 산행은 유안청계곡을 따라 동봉을 거쳐 금원산 정상을 밟고 지재미골로 하산하는 왕복 4시간30분 코스가 일반적이다.

자운폭포에서 숲속교실까지 계곡 양편에는 방갈로와 야영테크가 이어진다. 도로와 가깝고 취사장, 급수시설, 화장실까지 갖춰 오토캠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 물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귓전에 맴돌고 쉼터, 족구장, 캠프파이어장 등의 부대시설이 조성돼 야영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유럽풍 분위기의 방갈로식 산막도 12동이나 들어서 있다. 콘도식 산막에는 싱크대, 전기밥솥, 샤워실 등의 시설을 갖춰 이용이 편리하다.

금원산자연휴양림은 캠핑과 더불어 인근에 볼거리 또한 다양하다. 지재미골 입구에 버티고 서 있는 문바위는 국내 단일 바위로는 가장 큰 바위로 고려말 불사이군의 지조를 지켜 순절한 이원달 선생을 기린 문구가 새겨져 있다. 문바위 위쪽에는 가섭암지마애삼존불상(보물 제530호)이 자연 석굴에 모셔져 있어 고려시대 토속 불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동계 정온고택 정려문
동계 정온고택은 영남에서 가장 보존이 잘된 고가다. 정온선생은 광해군 때 영창대군의 처형에 반대해 제주도에서 10년간 귀양살이를 했고, 병자호란 때는 화친에 반대해 자결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산간에 운둔하면서 여생을 보냈던 충신이다.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장식적 요소가 볼 만한 정온고택은 인조가 내린 정려문과 사랑채 내루의 눈썹지붕이 눈길을 사로잡고 툇마루에서 바라본 금원산 풍광이 그림 같다.

맑은 계류가 자랑인 수승대는 신라로 가는 사신을 위해 마지막 위로잔치를 베푼 곳. 요수 신권선생이 중종 때 서당을 세워 제자를 가르친 구연서원은 평평한 바위 위에 휜 기둥을 올려 세운 모습이 이채롭다.

수승대 최고의 경치는 요수정 아래 물가에서 바라본 거북바위다. 소나무를 등에 얹은 거북모양의 바위가 계류 위에 노닐고 있다. 퇴계 이황선생이 ‘수승대’라고 이름을 지을 것을 권한 4율시를 비롯해 옛 풍류가의 시가 바위에 가득하다. 해마다 여름이면 수승대교 아래는 텐트로 가득 차고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려 낮에는 피서를, 밤에는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수승대 건너편 황산고가 마을은 거창신씨의 씨족마을이다. 19세기에 건립된 전통한옥 50여 채가 그대로 남아 있는 마을은 특히 문화재로 지정된 1.2㎞ 길이의 돌담길과 600년생 고목이 운치를 더해준다.

가족단위로 이용할 있는 유럽풍 통나무집
월성계곡은 남덕유산 동쪽 자락의 월성천을 따라 형성된 5.5㎞ 길이의 계곡으로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수승대와 금원산 일대보다 한적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수량이 풍부하고 너럭바위와 폭포가 쉼 없이 이어진 계곡은 그 옛날 선녀가 내려왔다는 강선대, 장군바위, 사선대, 내계폭포, 월성숲, 분설담 등의 절경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계곡 중간에는 조각가 정무길이 조성한 ‘한결고운갤러리’가 자리해 정원을 거닐며 해학 넘치는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찾아가는 길:서울→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 고속도로→지곡IC→24번 국도→안의면→3번 국도→마리면→37번 국도→위천면→금원산자연휴양림

▲주변 볼거리:거창박물관, 거창사건추모공원, 거열산성, 양평리 석조여래입상, 가조온천 등

▲맛집:거창축협 한우팰리스(한우와 돼지고기, 055-943-9204), 사과애도니떡갈비집(한우, 055-942-6523), 대전식당(갈비탕, 055-942-1818), 남덕유산대표산나물집(산나물정식, 055-944-5351), 부뚜막(오곡밥 산채정식, 055-943-3868) 등

▲축제:수승대 일원 야외극강에서 28일~8월10일까지 ‘거창국제 연극제’가 열린다.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 (055)943-4152~3

▲숙박:금원산자연휴양림(055-940-3574), 신진범고택 민박 황산고가 마을(055-942-5804), 뉴거창관광호텔(055-944-5555), 파타야모텔(055-945-2900), 마이다스모텔(055-941-1183) 등

▲문의:거창군청 문화관광과 (055)940-3183, 금원산자연휴양림 (055)940-3574


- 가볼만한 오토캠핑장 -

▲ 강원도 고성 ‘송지호해수욕장’

고성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 중 하나인 송지호해수욕장은 최근 오토캠핑장을 조성했다. 7번 국도에서 곧바로 진입할 수 있고 캠핑장 바로 앞이 해수욕장이라는 점이 장점. 주차장, 텐트촌, 야외테이블, 급수대, 샤워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고 통나무집도 만들어 놨다. 송지호철새관망타워, 왕곡민속마을, 가진항, 거진항, 화진포호수, 건봉사 등 인근에 들러볼 명소도 다양하다.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33)680-3361∼3

▲ 전북 장수 ‘방화동 가족휴양촌’

용소에서 흘러내리는 사행천을 따라 조성된 방화동 가족휴양촌은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오토캠핑장이다. 차를 세운 자리에 바로 텐트를 칠 수 있도록 구획정리가 잘돼 있고 취사장, 평상, 물놀이장, 잔디밭, 지압로, 삼림욕장, 등산로 등의 시설을 갖췄다. 인근에 용성스님의 생가와 함께 논개의 생가와 사당, 장수향교, 승마장 등이 있다. 장수군 산림문화 관광과 (063)350-2312, 방화동 가족휴양촌 063)353-0855

▲ 충북 단양 ‘소선암 캠핑장’

소선암·다리안·황정산캠핑장과 남천·천동야영장 등 잘 정비된 캠핑장이 제법 많다. 이중 눈에 띄는 곳이 지난 1일 개장한 소선암캠핑장이다. 텐트 바로 앞에 주차가 가능해 오토캠핑장으로 손색이 없고 캠핑장 뒤쪽에 2시간 코스의 두악산 등산로가 있어 산행을 겸할 수 있다. 인근에 사인암, 도담삼봉과 석문, 옥순봉, 구담봉 등 볼거리 또한 다양하다. 단양군청 문화관광과 (043)420-3150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