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소식

[기도맛들이기]예수마음기도(9) 예수마음기도 40일 영성수련에서의 하느님

松竹/김철이 2008. 7. 6. 04:30

[기도맛들이기]예수마음기도(9) 예수마음기도 40일 영성수련에서의 하느님 체험

 

권민자 수녀(성심수녀회, 예수마음배움터 피정지도)

예수마음기도 40일 영성수련을 통해 많은 분들이 다양하게 하느님에 대한 체험을 합니다. 그 중에서 미사전례와 성체께 대한 어느 관상수도자의 체험을 소개합니다.
 
 "나는 청각장애가 매우 심합니다. 오른쪽 귀로는 거의 듣지 못하고 왼쪽 귀도 50% 정도 밖에 듣지 못해 늘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사 때에 거의 듣지 못하던 오른쪽 귀로 독서와 화답송이 맑고 투명하게 들려왔습니다. 마치 닫혀있던 내 영혼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모든 말씀들이 맑고 투명하고 생생하게 살아서 물밀듯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미사 내내 이 맑고 투명함 속에 미사 전례에 깊이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아! 미사가 이렇게 감미로운 것이었구나!'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고 미사 전례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미사 전례에 그저 참관자로 밖에 머물지 못했던 나에게 이런 은총이 주어지니 감사했습니다. 머리로만 알고 있던 미사의 의미를 영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기도시간에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보는 순간 내 마음은 하느님께 대한 깊은 경외심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이 깊은 경외심은 곧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두려움은 무서움이나 공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뵙고 느끼는 깊은 경외심에서 오는 것이었습니다. 즉 하느님의 그 엄청난 엄위하심을 깊이 느끼는 순간 감히 내가 하느님을 볼 수 있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두려움 속에서 이사야서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큰일 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이사6,5) 정말 이사야서의 말씀대로였습니다.  막상 내가 이런 은총의 체험을 하게 되면서 '하느님을 본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겠구나'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그 엄청난 엄위하심이란!' 정말 인간의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그 무엇이었습니다.

 이 은총을 내 마음 깊숙이 간직하고 다시 기도에 몰두했습니다. 그날 저녁기도 중에 영혼이 투명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 영혼을 둘러싸고 있던 어둠이라고 해야 할까?
 여하튼 무엇인가 막 같은 것이 벗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마치 영혼과 마음이 깊이 통합되는 것같이 여겨졌고 온 몸과 마음이 솜털같이 가벼움을 느꼈습니다. 나의 온 존재가 하느님께로 들어 올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느님과 일치감을 느끼면서 맑고 투명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이 체험을 통해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내게 해주신 것은 내 마음을 참으로 겸허하게 해주셨고 하느님의 넘치는 사랑을 깊이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마음기도 영성수련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게 되면 피정자들은 자연스럽게 하느님 앞에 겸손해지고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에 투신하게 됩니다.

출처: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