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성수 그 자체로서의 특별한 효험 있나요
저는 한때 건강이 무척 좋지 않았습니다.
몇 개월 간 꼼짝없이 누워만 지내던 제게 어느 날 한 교우 아주머니께서 찾아와 성수를 마시라고 갖다 주었습니다. 성의는 무척 고마웠으나, 행여 그 성수를 마셨다가 몸에 이상이라도 생길까봐 저는 한사코 거절했고, 아주머니는 믿지 못 하는 것 또한 죄라며 불쾌히 돌아가셨습니다.
성수는 성스런 예식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특별한 효험이 있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제가 과연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요?
[A] ‘정화’ 의미 교회 예식에 사용 - 기적 위한 미신적 행위 삼가야
성수란 교회의 전례에 사용하기 위해서 사제가 축성한 거룩하고 깨끗한 물을 말하지요. 이와 같이 물은 종교적 정화의 상징으로 그리스도교뿐만 아니라 힌두교, 이집트의 고대 종교 등에서도 종교적 전례 등을 하기 전에 부정을 쫓거나 자신을 깨끗하게 하는 정화의 의미를 갖고 종교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사제가 교회의 이름으로 축성한 성수사용은 구약시대부터 유래돼 왔으며(출애 30, 18~21), 이미 2세기, 초대 교회에서 집 축성 등에 사용했고, 동방교회에서는 4세기, 서방교회에서는 5세기에 보편화됐습니다.
준성사인 성수는 신자들이 신체적인 위험과 성스러움을 방해하는 악의 유혹이 올때 하느님의 은총으로 악령(惡靈)의 힘을 물리치고 죄스런 것들을 말끔히 씻어 내기 위해 사용하지요. 그래서 그리스도신자들은 성당에 들어가기 전 성당 입구에 놓인 성수반에 채워진 성수를 손에 찍어 성호를 긋습니다. 이는 이미 받은 세례성사를 새롭게 기억하고 마귀를 쫓는 의식으로 손에 성수를 찍어 성호를 그으며 “주님, 이 성수로 저희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또는 “주님, 이 성수로 세례의 은총을 새롭게 하시고,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어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라고 기도함으로서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기를 기원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성당에서 나갈 때는 이미 하느님의 은총으로 정화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성수의식을 하지 않습니다.
요즘에도 특별한 미사 전이나, 사제의 축성과 축복, 헌당식, 구마식, 장례 예절 등에 성수예절을 합니다.
이러한 성수의 의미를 갖고 신앙의 정신을 굳게 하기 위해 교회는 신자들이 각 가정에서도 성수를 사용할 것을 장려합니다. 그러나 다른 준성사와 마찬가지로 어떤 마술적인 능력이나, 기적을 얻기 위해서 마시거나 몸의 환부에 바르는 일은 기복적이고 미신적 행위로서 삼가야 겠습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 성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
출처: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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