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애상
- 松竹 / 김철이 -
인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만나고 헤어졌던 이들의 모습이
온 유월 큰 태양 아래 몇 점 햇살되어
아롱져 내린다.
생각하지 않아도 그리운 이들,
떠올리지 않아도 보고픈 이들,
몇 점 먹구름 되어
유월의 대지위에 무심히 지나가는
소나기도 아니련만,
추억의 일기장 갈피마다
무지갯빛 색실들 실실이 풀어놓고
뜨거운 가슴속 그리움의 나래를 편다.
사랑하는 이도 아니건만
미워하는 이도 아니건만
온 여름을 파랗게 물들일
푸르른 몇 점 수채화처럼
여름날의 가슴 시린 애상이 되어
온 가슴을 온통 헤집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