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국수집
오늘로 정년퇴직을 맞이한 중년 남자가 씁쓸한 표정으로 혼자 역 앞의 국수집에서 5000원짜리 메밀국수를 먹고 있었다. 남자는 30년 전부터 거의 매일 점심시간마다 이 가게를 이용했지만, 한 번도 주인장과 이야기했던 적은 없다. 당연히 오늘도 그다지 이야기할 거리도 이유도 없지만, 문득 남자는 자연스럽게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주인장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아저씨, 오늘 나 퇴직했어요.”
“네…, 그래요?”
대화는 그렇게 중단되었다. 그밖에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남자의 퇴직은, 오늘이 이 가게를 방문하는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문득 남자가 먹고 있는 국수그릇 위로 새우튀김 한 조각이 오롯이 실렸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에, 뭐….”
남자의 두 뺨 위로 눈물이 흘렀다.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 따뜻한 배려에 왠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남자는 퇴직하고 나서도 이 가게에 다니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지갑에서 5000원을 꺼내며 말했다.
“아저씨, 계산….”
“네 감사합니다. 6000원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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