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포돛대 ♧
松竹 / 김철이
깊은 물의 역사 헤아릴 길 없으나
물에 삶터 심어 사는 해녀들
입가로 내뱉는 한숨의 뜻 헤아리기에
진홍빛 물감 물 위에 들인다.
무심한 바람은
노도를 쉼 없이 몰고 오지만,
아랑곳 없는 황포돛대
느긋한 물질을 한다.
한 시절,
한 민족의 발이 되어주었던
그 모습 찾을 길 없으나
그 뜻을 기리는 노래 민족의 가슴에 흐른다.
하루의 일가에 지쳐 우는
마지막 석양 깃 대에 꽂아
손꼽아 기다릴 피붙이 품으로 돌아가려
황색 꼬리를 길게 늘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