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 ♧ 松竹/김철이 ♧ 이 땅의 존재 이후 미약한 생을 한데 모아 심산유곡(深山幽谷) 돌고 돌아 이 천 년 멍든 가슴, 심히 슬어 내린다. 어느 하늘아래 피려는가… 눈에 띄지 않는 외줄을 타고 태산준령(泰山峻嶺) 숨어들어 도 닦는 도인이 되어 한 생의 공을 닦는다. 세상은 날로 변하건만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때론 온순한 꽃을 피우더니 오늘은 질풍노도(疾風怒濤)가 되어 큰 바다를 누빈다. 어머니 풍만한 젖가슴이 되어 온갖 생명 품어 안고 한없는 모정으로 기르더니 온 천하호령하는 사계의 풍유 객처럼 금수강산(錦繡江山) 두루 구경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