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579

많은 어머니들이 듣고 위로 받는 말

많은 어머니들이 듣고 위로 받는 말 위니코트는 이렇게 썼다. "아동이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을 발견할 수 있으려면 그가 누가 됐든 아동이 도전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관계가 완전히 깨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으면서 아이가 미워할 수 있는 사람이 부모 외에 또 누가 있겠는가?" 많은 어머니들이 위니코트의 이 말을 듣고 위로 받는다. - 김건종의《마음의 여섯 얼굴》중에서 - *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미움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미움으로 인해 아동이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을 발견할 수 있다면 부모 역시 그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누군가를 미워한다고 너무 자책하지 않도록 해요. 어쩌면 서로를 위로하고 자신의 내면을 발견할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르니까요.

고도원 편지 2022.08.13

김대건 신부의 9천 리 길

김대건 신부의 9천 리 길 1837년 6월7일, 마침내 세 명의 조선 신학생이 마카오의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에 도착했다. 한양을 출발한 지 6개월만이었다. 만주에서 북경을 거쳐 남쪽으로 중국 대륙을 종단하는 9천 리(3,600km) 길을 걷는 사이에 계절이 세 번 바뀌었다. - 이충렬의《김대건 조선의 첫 사제》중에서 - * 새로운 역사는 누군가 목숨 걸고 첫 길을 낸 사람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200년 전, 젊은 김대건 신학생 일행이 9천 리 길을 걸어 마카오로 가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한국 천주교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시대든 열정과 소명감을 가지고 첫 길을 내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새 역사가 시작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08.12

도덕적 고통

도덕적 고통 도덕적 고통은 병적 이타심, 공감 스트레스, 무시, 소진 등 모든 벼랑 끝 상태의 해로운 측면에 반영될 수 있는 하나의 생태계다. 우리 사회의 계급주의, 인종 차별주의, 도덕적 무관심을 가까이 보게 되면서 도덕적 고통을 경험한다. - 조안 할리팩스의《연민은 어떻게 삶을 고통에서 구하는가》중에서 - * 도덕적 고통은 일종의 사회적 집단병입니다. 겉보기엔 조용하고 신음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두 사람의 도덕적 불감증이 독가스처럼 번져 비상식, 비합리, 차별, 증오, 복수심으로 차올라 인간다운 삶의 생태계를 붕괴시킵니다. 저마다 사람의 사람다움을 찾아야 도덕적 집단병에서 한 뼘이라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08.11

날씨가 바꾼 세계역사

날씨가 바꾼 세계역사 -로마의 전성기는 '로마제국 기후최적기'였다.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패한 이유는 '비'때문이었다. -히틀러는 '안개'로 13분 일찍 기차를 타러 떠나는 바람에 암살을 모면했다. -1788년 거대한 '우박'이 내리지 않았다면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은 없었을 것이다. -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폭풍우 속 단 하루의 '맑은 날씨'를 예측하여 거행되었다. - 로날드 D. 게르슈테의《날씨가 바꾼 세계의 역사》중에서 - * 농사도 날씨 따라 달라집니다. 가물면 흉작이고 홍수가 나면 다 쓸려나갑니다. 하다못해 여행도 날씨가 가장 큰 변수입니다. 갑자기 항공기가 취소돼 오도 가도 못합니다. 역사적 대사건이 날씨 때문에 바뀐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래서 날씨를 읽어내는 기술이 발전했지만,..

고도원 편지 2022.08.10

맨몸으로 추는 춤

맨몸으로 추는 춤 예술에서 가장 고귀한 것은 나체다. 모두가 이 진실을 인정하며, 화가와 조각가, 시인 역시 이를 따른다. 그러나 무용가만이 이 진실을 잊고 있다. 무용가가 가진 예술의 도구는 몸 자체이기 때문에 무용가야말로 이 진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 이사도라 덩컨의《영혼의 몸짓》중에서 - * 나체는 있는 그대로 벌거숭이의 모습입니다. 태어날 때 모습 그대로 가림도 꾸밈도 없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자연을 가장 자연답게 드러내는 원형입니다. 그래서 예술의 도구가 되고 아름다운 조각, 아름다운 그림이 됩니다. 아름다운 춤의 극치도 경계를 허물고 나비처럼 맨몸으로 추는 춤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08.09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의 아들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의 아들 내가 몇 살 때 어떻게 말을 배웠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내 유년기는 시작과 동시에 끝이 났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의 아들로서 나는 눈에 보이는 침묵의 손짓에 귀가 들리는 사람들에게 소리와 의미로 바꿔주는 연금술사가 되어야 했다. 동시에 아버지를 위해 보이지 않는 소리를 눈에 보이는 수화로 바꾸는 마법도 부려야 했다. - 마이런 얼버그의《아버지의 손》중에서 - * 청각장애 아버지를 둔 아들은 침묵의 손짓으로 마법을 부리는 연금술사가 되어야 합니다. 시각장애를 가진 아버지의 아들도 비슷합니다. 이번 몽골에서 말타기에 시각장애를 가진 어르신이 사위와 함께 참여했습니다. 그 어르신께서 과연 말타기를 하실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염려했습니다. 그러나 누구 못지않게 말을 잘 ..

고도원 편지 2022.08.08

여행을 떠나는 이유

여행을 떠나는 이유 나에게서 모국어와 모국의 문화를 제거했더니, 거기에 남아 있는 것은 남의 집 현관에서 신발도 제대로 정리 못 할 정도로 순발력 떨어지고 예상치 못한 배려에 곧잘 당황하는 어설픈 인간이었다. 그로써 좋았다. 덕분에 여태껏 몰랐던 자신을 알게 된 셈이니까. - 이지수의《아무튼, 하루키》중에서 - * 여행을 통해 새로운 곳, 음식, 사람을 알게 되지만 또 다른 나, 미처 몰랐던 나의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도전하는 나, 주저하는 나, 웃고 있는 나, 울고 있는 나. 그렇게 또 다른 나와 만나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여행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도원 편지 2022.08.06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괴로워하거나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진정하세요!"나 "이쪽으로 오세요!" 같은 명령을 하는 행동은 일반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는다. "잘될 거예요. 제게 말해보세요. 무엇이 문제인가요?" 라고 묻거나 질문하기 전에 먼저 이들이 있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걸어가서 "실례합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는 편이 좋다. - 클라이브 윌스의《의도하지 않은 결과》중에서 - * 화난 사람에게 대뜸 "진정하세요"라고 말하면 진정은커녕 화를 더 나게 만듭니다. 섣부른 충고부터 하거나 명령하듯 말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상대의 형편을 살피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묻는 것이 좋습니다. "괜찮아요?","저에게 말해 줄 수 있어요?" 닫혔던 마음..

고도원 편지 2022.08.05

사랑하는 연인의 사진

사랑하는 연인의 사진 좋은 사회적 관계는 우리 뇌에 보상처럼 작동한다. 오랫동안 사랑을 키워 온 연인의 사진을 본 사람들의 뇌에서는 보상과 관련된 영역이 활성화된다. 또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어도 연인의 사진을 보면 뇌의 고통 처리 신경망이 상대적으로 덜 반응하고 고통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따돌림을 당한 상황에서 공감이나 위로처럼 정서적 지지를 받게 되면 심리적 고통을 처리하는 뇌 영역의 반응도 감소했다. - 정수근의《팬데믹 브레인》중에서 - *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품속 지갑에 넣고 다니는 사람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힘이 나기 때문입니다. 신체적 고통마저 잊게 만듭니다. 인간의 뇌 회로가 그렇게 작동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신비로울..

고도원 편지 2022.08.04

농번기 두 달은

농번기 두 달은 삶이 바뀌지 않고 글도 바뀌지 않는다. 익숙한 글감을 쓰면서 늙어가지 않고, 내가 좋아하며 알고 싶은 세계로 삶을 옮긴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종부터 탈곡까지 논농사를 지었다. 수확한 벼 품종은 630종이다. 텃밭과 정원을 가꾸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농번기 두 달은 집필을 멈추고 들녘으로 향했다. - 김탁환의《섬진강 일기》중에서 - * 농사꾼이 농번기를 놓치면 그해 농사는 보기 좋게 망치고 맙니다. 농번기 두 달은 모든 일을 제쳐놓고 들녘에서 살아야 합니다. 날씨를 살펴 비 내릴 때는 논두렁 물꼬를 열고, 비가 개면 얼른 물꼬를 막아야 합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글쟁이는 수많은 글감을 얻게 됩니다. 농번기에 일을 열심히 한 사람만이 더욱 풍요로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많..

고도원 편지 2022.08.03

퇴직 후 노후 대책

퇴직 후 노후 대책 어느 누구나 퇴직 후 노후 대책을 깊이 고민하고 대처 방안을 심사숙고할 것이다. 어느 누가 자신의 노후를 장담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 시점에서 한 가지를 제안한다. 노후대책을 위한 첫 걸음은 노후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 이종욱의《노후맑음》중에서 - * 자신의 노후를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노후 대책을 세운다 해서 그대로 되라는 법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영원한 현역이라는 마음으로 퇴직 후 할 목록(버킷리스트)을 만들어 미리 준비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만년 청춘 같은 열정과 건강한 회복력, 약간의 경제적 자유도 필요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08.02

희망이란

희망이란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의《고향》중에서 - * 그렇습니다. 희망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도 생겨나는 것이 희망입니다. 희망은 희망을 갖는 사람에게만 존재합니다. 희망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희망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실제로도 희망은 없습니다. (2001년 8월1일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08.01

사랑의 힘은 원망보다 크다

사랑의 힘은 원망보다 크다 원망을 내려놓고 보니 사랑이 그곳에 있었다. 원망은 나를 울게 했지만 엄마의 사랑은 끝내 나를 웃게 만들었다. 사랑의 힘은 원망보다 컸다 나는 이 기억을 '원망하는 이야기'가 아닌 '사랑받은 이야기'로 바꾸기로 했다. 그 후로 이 기억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어쩌면 기억은 치유되기 위해 계속 떠오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류하윤, 최현우의《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중에서 - * 치유가 필요한 기억은 반복적으로 되살아나 문을 두드립니다. 그때마다 문을 열어 아픈 기억을 받아들이고 마주할 때, 내 마음도 조금씩 치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발, 두 발, 기억을 마주하는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내면에 깊게 숨어있던 사랑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고도원 편지 2022.07.30

공항 대합실에 서서

공항 대합실에 서서 공항을 찾아가는 까닭은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공항 대합실에 서서 출발하는 항공편들의 목적지를 볼 때마다 그토록 심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겠지. 망각, 망실, 혹은 망명을 향한 무의식적인 매혹. - 김연수의《여행할 권리》중에서 - * 공항 대합실은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떠나는 사람, 돌아오는 사람, 나가는 사람, 들어오는 사람, 저마다 특별한 뜻과 꿈을 안고 붐비는 공항 대합실을 드나듭니다. 왠지 다른 존재가 되어 있는 듯합니다. (2018년 7월26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07.29

인생이 우울하기 때문에

인생이 우울하기 때문에 르누아르는 인생이 우울하기 때문에 그림만큼이라도 밝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어느 누구도 불행하거나 슬프지 않다. 아름답고 또 행복하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하고 기뻐하는 세상. 르누아르는 그런 세상을 꿈꾸었고, 자신의 캔버스에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했다. - 본다빈치 도록《르누아르, 여인의 향기 전》중에서 - * 우울했기 때문에 르누아르는 밝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저도 절망했기 때문에 꿈과 희망을 품고 아침편지와 깊은산속 옹달샘을 시작했습니다. 내 인생의 캔버스에 과연 무엇을 그리느냐... 우울함을 밝음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그리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2018년 7월25일자 앙코르메일)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2.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