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용광로 내 간곡한 바람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닿기를 바란다.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부침을 겪었다. 지금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란한 국면에 대치중일 것이다. 하지만 부침과 혼란은 곧 경험과 지혜를 잉태하는 용광로다. 어쩌면 그 용광로에 희미한 불.. 고도원 편지 2019.10.01
'하지만'과 '그리고' '하지만'과 '그리고' '하지만'은 갈등을 깊게 하고, '그리고'는 갈등을 예방한다. '하지만'은 적대감을 낳고, '그리고'는 공감을 낳는다. - 샘 혼의《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중에서 - * 한마디 말에 갈등이 깊어지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합니다. 행동 하나에 적대감을 일으키기도 하고 공감.. 고도원 편지 2019.09.30
다섯 시간 감옥 다섯 시간 감옥 하루 다섯 시간씩 우르르 같은 방에 몰아넣고 혼자 공부하게 하는 일. 그러면 적어도 다섯 시간은 학생 각자에게 완전히 고독한 시간이 아닌가. 통신 기술이 이렇게 발전한 시대에 의도적으로 격리하는 문화는 뭐라고 대변해야 할까.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가로 세로 .. 고도원 편지 2019.09.27
이래라저래라 말하고 싶은 순간 이래라저래라 말하고 싶은 순간 통제는 내면의 불안감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나는 보통 내가 불안함을 느낄 때 타인을 통제하려 든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이래라저래라 말하고 싶은 순간이면 나 자신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 레이첼 켈리의《내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연습.. 고도원 편지 2019.09.25
목재는 충분히 말려서 써야 한다 목재는 충분히 말려서 써야 한다 광화문 현판의 나무가 갈라진 것도, 남대문의 지붕 처마가 처지는 현상도 사전에 충분히 건조하지 않은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나무를 적절하게 건조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인내해야 하고 또 넓은 공간이 필요하니 대단히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 고도원 편지 2019.09.24
외로운 떠돌이 외로운 떠돌이 누군가는 내 삶을 부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은 고단한 인생입니다. 이쪽에 있을 때는 저쪽이 그립고 저쪽에 살면서는 이쪽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는, 외로운 떠돌이입니다. 문득 왜 이민을 떠났을까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거부할 수.. 고도원 편지 2019.09.23
절제의 미학 절제의 미학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먹는 다른 짐승들과 달리, 쇠재두루미 가족은 평소 철저한 건강식단으로 몸만들기를 했다. 몸에 좋은 엄선된 음식으로 골격을 튼튼히 한 다음, 근육을 단련시켰다. 그렇다고 비만은 금물이었다. 몸이 가벼워야 높이, 멀리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루미 .. 고도원 편지 2019.09.20
누가 나를 보는가? 누가 나를 보는가? 위대한 침묵의 성자 라마나 마하리쉬는 내면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진지하게, 끊임없이 자신에게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물어보아야만 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경전을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그저, '나는 누구인가? 눈에 보이는 이것을 누가 보.. 고도원 편지 2019.09.19
머리가 맑아졌다! 머리가 맑아졌다! 사람들은 자연환경에서 지낸 경험이 부족해서 자연의 치유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인간이 자연에서 더 건강해지고 더 창조적이 되고 더 공감할 수 있으며 세계와 서로에게 더 잘 적응한다는 사실이 과학 연구로 밝혀졌다는 사실도 모른다. 자연은 문명에 유익하다... 고도원 편지 2019.09.18
오래된 사랑, 오래된 연애 오래된 사랑, 오래된 연애 색 바랜 수첩이나 낡은 가구처럼 우리 사랑은 너무 오래 만나니 부족함이 없고 때론 따분해서 봄날 나른한 식곤증 같은 것 가끔은 처음 만났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그 설렘으로 남은 날들을 견디는 것 그게 사랑이고 그게 행복임을 그게 아주 오래된 연애임을 - .. 고도원 편지 2019.09.17
'오라' 에너지 '오라' 에너지 우리 몸의 정보는 일기예보랑 비슷해요. 비 내리기 전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잖아요. 오라도 우리의 생명 전기들이 모여서 이루는 전자기장의 구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건강하지 못한 사람의 오라는 비 내리기 전 하늘처럼 거무튀튀해요. 그런 게 지속되면 건강에는 상당.. 고도원 편지 2019.09.16
아우슈비츠에는 아이들이 없었다 아우슈비츠에는 아이들이 없었다 언젠가 예루살렘에서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최연소 생존자였던 랍비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내용 가운데 가장 오싹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우슈비츠에 아이들이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수용소에 보내진 사람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당시 그는 .. 고도원 편지 2019.09.10
걸어서 고치는 것이 낫다 걸어서 고치는 것이 낫다 약으로 고치는 것 보다 음식으로 고치는 것이 낫고 음식으로 고치는 것보다 걸어서 고치는 것이 낫다. (허준의 동의보감) - 정명헌의《'19 행복 도보여행 길동무》중에서 - *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시간을 내어 걷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어도 걷는 것이 좋.. 고도원 편지 2019.09.09
빙판 빙판 아이가 얼음물에 빠질까 봐 걱정하면 빙판에서 놀지 않기로 약속하세요. 빙판에서 놀지 않으면 얼음물에 빠질 일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아이가 계속 두려워하면 구명조끼를 입으면 물 위에 떠서 죽지 않는다고 가르쳐 주세요. 실제로 구명조끼를 사 주면 아이의 심리가 더 안정될 .. 고도원 편지 2019.09.06
'고도를 기다려' '고도를 기다려' 우리는 삶의 의미를 개인이 느끼는 행복한 경험 같은 것으로 쉽게 착각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런 생각의 공허함을 알아차렸습니다. 이들은 아마 사뮈엘 베케트의 유명한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등장인물 에스트라공처럼 묻고 싶을 것입니다. "우리.. 고도원 편지 2019.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