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1540

감나무에 까치밥

감나무에 까치밥 장편소설 ‘대지’로 193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 여사의 한국 사랑은 유명합니다. 그녀는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부모님을 따라 약 40년을 중국에서 보냈음에도 평생 한국을 가슴 깊이 사랑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 ‘살아 있는 갈대’에서 다음과 같이 한국에 대해서 예찬했습니다. ‘한국은 고상한 민족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다.’ 또 그녀가 남긴 유서에는 ‘내가 가장 사랑한 나라는 미국이며, 다음으로 사랑한 나라는 한국’이라고 쓰여 있을 정도입니다. 그녀가 이렇게 한국에 대한 애정이 생긴 계기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있었던 몇 번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그중에 ‘까치밥’에 얽힌 일화가 있는데 그녀는 따지 않은 감이 감나무에 달린 것을 보고는 주변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저 높이..

작은 이야기 2024.02.22

꽃이 피는 않는 씨앗

꽃이 피는 않는 씨앗 어느 나라의 왕이 신하들의 정직성을 확인하고자 여러 종류의 삶은 씨앗을 준비한 뒤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아주 아름다운 꽃의 씨앗이네. 한 달 동안 각자 최선을 다해 꽃을 피워서 화분에 담아 오게.” 신하들은 모두 정성 들여 씨앗을 심고 가꾸었지만 삶은 씨앗이었기에 아무리 좋은 비료를 주고 정성을 다해도 싹이 날 리가 없었습니다. 어느덧 왕이 말한 기한이 모두 지나자 궁전으로 신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신하들 손에는 모두 아름다운 꽃이 자란 화분이 들려있었는데 씨앗이 자라지 않자 다른 꽃을 옮겨 심어 가져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중에 아무것도 자라지 않은 빈 화분을 들고 온 신하가 있어서 왕은 그 신하에게 물었습니다. “어째서 자네만 빈 화분을 가져왔느냐?” ..

작은 이야기 2024.02.21

좋은 인간관계

좋은 인간관계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정신과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하는지 알기 위해 75년간 남성 724명의 인생을 추적해 연구해 왔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행복은 부(富)나 성공, 명예, 혹은 열심히 노력하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좋은 인간관계’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인간관계는 어떻게 맺어갈 수 있을까요? 우리는 때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함부로 다루고, 우리 마음대로 하고, 흠잡고, 위협하고, 비난하며 관계의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다른 사람의 태도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이해해 보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

작은 이야기 2024.02.20

1등의 역사

1등의 역사 1953년 5월 29일, 존 헌트 대령이 이끄는 영국 9차 원정대 소속 2차 정상 등반조가 8,848미터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오르고 있었습니다. 359명의 셰르파(네팔의 산악 인도인)들이 10톤 이상의 장비와 식량을 운반하는 대규모 원정대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날 오전 11시 30분, 뉴질랜드 양봉가 출신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오전 11시쯤 정상 바로 밑에 먼저 도착한 것은 텐징이었습니다. 텐징은 마음만 먹으면 최초 등정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텐징은 지쳐서 뒤에 처진 힐러리가 올 때까지 정상 바로 아래서 30분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힐러리가 먼저 정상을 밟았습니다. 그 후 텐징은 딸이 ..

작은 이야기 2024.02.19

사랑하는 별 하나

사랑하는 별 하나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날 씻어 길을 비추어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 이성선 시인 ‘사랑하는 별 하나’ – 사람들은 대부분 주목받기를 좋아합니다. 때론 별처럼 때론 꽃처럼 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별과 꽃의 의미는 그렇지 않습니다. 별은 비춰주기에 별이고 꽃은 웃어주기에 꽃입니다. 별은 어두운..

작은 이야기 2024.02.17

돌멩이가 든 바구니

돌멩이가 든 바구니 50㎏의 돌멩이가 든 바구니가 있습니다. 너무 무거워서 들기 어렵지만, 건강한 성인 남자라면 전혀 들지 못할 무게는 아닙니다. 만약 집에 가져가라 하면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너무 무겁고 가치가 없는 바위에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50㎏ 금덩어리가 든 바구니가 있습니다. 돌멩이가 든 바구니와 동일한 무게이지만, 집에 가져가라 하면, 갑자기 힘이 생겨서 번쩍 들 수 있으며 들지 못하면 질질 끌고서라도 집으로 가져갈 것입니다. 똑같은 고생, 아니 더 힘든 일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이 기쁘면 몸도 가뿐하게 움직입니다. 우리 몸은 마음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 따라 달라진다지만, 그 마음먹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마음은 논리와 이성에..

작은 이야기 2024.02.16

화낼 만큼 중요한 일인가?

화낼 만큼 중요한 일인가? 독일 심리학자 윌보트의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공평하지 못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분노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전 한 방송사에서 한국인의 감정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로 ‘분노’를 말했는데 어떻게 하면 ‘분노’를 잘 다스릴 수 있을까요?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먼저 ‘화낼 만큼 중요한 일인가?’라고 잠시 심호흡하며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는다면 일단 그 자리에서 후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화는 다스려야 하는 감정인데 화가 더해지면 파괴적으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화를 뜻하는 단어 ‘anger’가 위험이라는 단어 ‘danger’에서 ‘d’만 빼면 되는데 화를 내는 것은 곧 위험의 신호..

작은 이야기 2024.02.15

들어주기를 힘쓰는 삶

들어주기를 힘쓰는 삶 사람이 말하는 것은 2∼3년이면 배우지만 듣는 것을 배우기까지는 8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청은 평생의 학습을 필요로 한다는 뜻입니다. 듣는 방식에는 네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판단하며 듣는 것, 질문하며 듣는 것, 조언하며 듣는 것, 감정 이입하며 듣는 것입니다. 한자 ‘들을 청(聽)’은 여러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풀이해 보면 ‘듣는 것이 왕처럼 중요하고 열 개의 눈으로 보듯 상대방에게 집중해 상대와 마음이 하나 되는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인생에서 경청이 어려운 이유는 집중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의견을 잘 경청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입니다. 우리는 ‘들어 달라고 떼쓰는 삶’보다 ‘들어주기를 힘쓰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

작은 이야기 2024.02.12

소중함을 잊지 말자

소중함을 잊지 말자 프랑스 작가이자 조종사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는 사막 한가운데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행성 B612호에 사는 어린 왕자를 만나 왕자가 살던 행성의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집필하기 전 소설 속 주인공과 비슷한 일화를 겪었습니다. 실제로 비행기 조종사였던 그는 1935년 비행 도중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했습니다. 당시에는 통신 장비가 열악했기에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 한복판 조난사고는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침이 마르고 숨쉬기가 버거운 데다 목구멍까지 쓰라린 사막에서 5일 만에 지나가던 베두인 상인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생존에 필요한 절대 요소들이 결핍된 사막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인지 궁금했던 기자..

작은 이야기 2024.02.08

나이 듦을 받아들이자

나이 듦을 받아들이자 미국 대중문화계의 스타이자 미국 배우 겸 코미디의 전설이라 불리는 조지 번스. 1996년 그의 나이 100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검은 테의 둥근 안경을 항상 쓰고 연기했고 부인 앨런과 함께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오랫동안 남을 즐겁게 하는 일을 천직으로 삼았고 그것이 행복의 비결이고 인생의 보람으로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78세 되던 해에 영화 ‘선샤인 보이스(The sunshine boys)’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주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다.” 100세 시대를 앞둔 현대사회에서 오래 사는 것보다 잘 늙는 게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나이 듦을..

작은 이야기 2024.02.07

독배를 드는 소크라테스

독배를 드는 소크라테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로 추앙받는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직접 어떠한 저술이나 일기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제자 혹은 지인들인 플라톤이나 크세노폰, 소크라테스에게 비판적인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 등이 남긴 저술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그의 삶과 사상을 알 수 있습니다. 플라톤은 저서 ‘소크라테스의 변명(변론)’에서는 ‘신을 믿지 않고,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소크라테스는 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독배를 마셨다고 기록하였습니다. 사실 소크라테스가 처형당한 진짜 이유는 소크라테스의 제자 중 ‘알키비아데스’가 아테네와 스파르타 진영을 오가며 조국을 배신했고, ‘크리티아스’가 아테네 시민을 유린하고 착취하던 폭군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둘이 처단되면서 배신자와 폭군의 스승마저..

작은 이야기 2024.02.06

모든 변화는 저항을 받는다

모든 변화는 저항을 받는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인 우울증인 매리지 블루(Marriage Blue). 결혼 준비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예측할 수 없는 앞날로 인해 혼란스럽고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데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러한 두려움은 결혼뿐만 아니라 새 학년이 올라갈 때, 새로운 직장에 적응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겪게 됩니다. 그러나 당장 이러한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주선이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진입할 때 우주선의 외부 온도는 엄청난 공기 마찰로 섭씨 1,900도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영향으로 어떤 것보다도 강한 우주선의 외부는 검게 그을릴 정도입니다. 이처럼 환경의 변화를 겪을 때 우주선만큼 혼란스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과정이..

작은 이야기 2024.02.05

당신 덕분이에요

당신 덕분이에요 ‘덕분(德分)’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으로 풀이되며 ‘덕택(德澤)’과 같은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실생활 속에서 ‘덕분’은 ‘행복을 나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기쁨을 나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덕분’의 반대 뜻을 가진 단어로는 ‘탓’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부정적인 상황에 주로 사용합니다. ‘탓’이라는 단어에는 누군가에 대한 원망의 의미가 있기도 하고 불평이나 핑계의 의미도 있습니다. ‘덕분’이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내 주변에 좋은 일이 가득하게 만들어 주지만, ‘탓’이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불행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우리 속담처럼 자신이 말한 대로 생각하게 되고, 행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

작은 이야기 2024.02.03

호수의 물을 마셔보겠습니까?

호수의 물을 마셔보겠습니까? 고대 그리스 민족이 만들어 낸 희랍 신화에 나오는 망각의 호수, 레테 호수 이야기에 나오는 한 부분입니다. 한 여인이 레테 호수를 건너려던 때 뱃사공이 ‘호수의 물을 마시고 건너지 않겠냐!’고 여인에게 물었습니다. 여인은 궁금해서 뱃사공에게 말했습니다. “물을 마시면 어떻게 되지요?” 그러자 뱃사공이 다시 말했습니다. “지난날의 괴로웠던 일들을 모두 잊게 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꼭 명심할 것이 있는데 지난날의 기쁜 추억도 모두 함께 잊힌다는 것입니다.” 여인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습니다. “그럼 물을 마시지 않겠어요.” 희로애락이 뒤섞인 인생 속에는 슬픔과 괴로움의 기억과 기쁨과 사랑의 기억이 함께 공존합니다. 기쁨과 사랑의 무게는 슬픔과 괴로움의 무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작은 이야기 2024.02.02

인생은 고해다

인생은 고해다 인생은 고해(苦海)여서 잔잔한 파도처럼 평온한 날도 있지만 망망대해에 먹구름이 몰려오듯 갑작스러운 풍파에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하루아침에 건강했던 사람이 병상에 눕거나 유능한 사업가가 투자에 실패하고, 성실한 사람이 유혹에 빠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삶에는 눈물을 흘리는 날도 있고, 근심·걱정과 두려움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도 있으며, 한숨과 절망으로 사는 날도 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바다는 풍랑과 비구름을 예측할 수 있지만, 인생의 바다에는 예측할 수 있는 일기예보가 없다는 것입니다. 순풍이 불어 배가 순조롭게 나아가듯 언제 어느 때에 광풍이 몰아쳐도 파선하지 않도록 먹구름 뒤에 숨어있을 빛만을 바라보며 버티고 나아가야 합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인..

작은 이야기 2024.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