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후에 얻은 것들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저는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 해 보지 않았습니다. 조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너무 어 려서 실감하지 못했고, 문상을 다니면서도 죽음이 가깝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엄마가 돌아가셨습 니다. 엄마는 평소 병원을 멀리하셨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일상을 지켜오셨기에 오래오래 곁에 계실 것을 의심치 않 았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발병과 죽음은 가족 모두에게 급 작스러웠습니다. 추석 무렵 시작된 엄마의 투병은 다음 해 설 명절을 앞두고 끝이 났습니다. 엄마가 떠난 후에야 죽 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죽음을 겪기 전에는 죽음이 아주 멀리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매일의 일상에 파묻혀 저 멀리 치워두고 잊어버린 물건처럼 쳐다 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