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채용 공고
김승건 프란치스코 신부님(봉선2동 본당)
채용 공고
제자 모집 중.
학력 및 경력 크게 상관없음.
실패 경험 있는 사람 환영.
상처 있는 사람 우대.
만약 이런 공고가 붙어 있다면 사람들은 이상 하게 바라볼 것입니다. 약점을 드러내고 싶어 하 지 않기 때문입니다. 잘한 것은 어떻게든 보여 주고 싶고, 부족한 모습은 감추고 싶어집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면 괜찮은 사람처럼 보 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선택은 세상의 기준과 전혀 다릅니다. 예수님께서 부르신 열두 제자는 완벽 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베드로는 쉽게 흔들 렸고, 토마스는 의심이 많았으며, 마태오는 사 람들에게 손가락질받던 세리였습니다. 예수님 께서는 빈틈이 많고 부족한 사람들을 부르시며, 그들에게 놀라운 일을 맡기십니다.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마태 10,8ㄱ).
아파 본 사람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실 패해 본 사람은 넘어져 있는 사람을 함부로 판단 하지 못합니다. 눈물 흘려 본 사람은 다른 사람 의 눈물을 가볍게 여기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바라보신 것은 뛰어난 능력보다 사람의 마음이 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내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 ㄷ).
세상은 계산하는 법을 먼저 가르칩니다. 시간 도 계산하고, 도움도 계산하며, 사랑마저 조건을 붙이려 합니다. 손해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계산하지 말라고 하 십니다. 우리는 자격이 있어서 사랑받은 것이 아 니라 먼저 사랑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그런 사랑을 살아 보라 고 말씀하십니다. 완벽한 사람을 찾으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픔 앞에서 지나치지 않는 사람을 부르고 계십니다. 더 많이 가진 사람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찾으시고, 상처 없는 사람보다 상처를 통해 더 깊어진 사람을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상처도 하느님의 손 안에서는 누군가를 살리는 귀한 도구가 될 수 있 기 때문입니다.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님의 부르 심에서 제외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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