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마라.”
계강준 사도요한 신부님 동해 성당 주임 (해군 제1함대사령부)
사람은 새로운 길 앞에서 쉽게 두려워합니다. 익숙한 자리를 떠나야 할 때, 처음 맡는 일을 시작할 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생깁 니다. 실패할까 걱정되고, 낯선 환경 속에서 스스로 작아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저 역시 군종신부로 살아가게 되었을 때, 많은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바깥 본당과는 전혀 다른 환경, 군대라는 특수한 공동체 안에서 과연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치고 상처받은 장병들에게 정말 힘이 되어 줄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컸습니다. 겉으로는 담담한 척했지만, 마음속에서는 끊임 없이 흔들렸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 예수님께서는 두 려움 그 자체를 없애 주겠다고 하시지 않습 니다. 대신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주십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새 한 마 리조차 하느님의 돌보심 밖에 있지 않다고 말씀하시며,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 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말하지 못하는 걱정과 마음속 깊은 불안까지도 이미 알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꾸 자신을 부족하게만 바라보곤 합니다. 실수했던 기억, 비교당했던 순간, 인정받지 못했던 경험들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의 약함보다 먼저 우리의 존재를 바라보십니다.
신앙은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두 려움 속에서도 다시 걸어갈 용기를 얻는 것 인지 모릅니다. 내가 강해서 버티는 것이 아 니라, 하느님께서 나를 붙들고 계신다는 믿음 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군 생활 안에서도 공동체를 지탱하는 사람 들은 늘 완벽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두려움이 있어도 자리를 지키는 사람,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 지친 전우를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결국 공동체를 살립니다.
오늘 복음을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알고 계시고, 우리가 흔들 리는 순간에도 귀하게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 믿음 안에서 오늘도 다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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