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승천으로 인하여 격상된 인간의 품위 | 김영태 토마스 신부님 (신동성당)

松竹/김철이 2026. 5. 15. 10:00

승천으로 인하여 격상된 인간의 품위 

 

                                                            김영태 토마스 신부님 (신동성당)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으며, 그 안 에는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고유한 품위가 담겨 있다. 성서는 이 진리를 반복해서 증언한다. “하느 님께서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 다.”(창세 1,27)는 말씀은 인간 존재의 근본을 밝히 며, 인간의 가치가 세상의 조건이나 성취가 아니라 창조 자체에서 비롯됨을 선언한다. 이 품위는 타인 에 의해 빼앗길 수 없는 것이며, 동시에 스스로 저 버려서도 안 되는 것이다.

 

예수님은 가장 작은 이들, 병든 이들, 가난한 이 들을 외면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들 안에서 하느 님의 현존을 보라고 가르치셨다. “너희가 내 형제 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말 씀은, 인간의 품위를 침해하는 모든 행위가 곧 하 느님과의 관계를 해치는 악임을 분명히 한다.

 

세상 속에서 인간은 고통과 가난, 질병과 같은 수많은 시련을 마주한다. 그러나 성서는 이러한 상 황 자체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다. 사도 바오로는 “우리는 사방에서 환난을 겪어 도 짓눌리지 않고, 궁지에 몰려도 절망하지 않는 다.”(2코린 4,8 참조)고 고백하며, 어떤 어려움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강조한다. 이는 인간의 품위 가 외적 조건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유 지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또한 예수는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과 타 인의 존엄을 훼손하지 않도록 사랑의 계명을 주셨 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르 12,31)는 말씀은 인간 품위를 지키는 가장 구체적 인 실천이다. 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행위는 곧 하느님의 형상을 존중하는 것이며, 그 반대는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길이다. 결국,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인간의 품위는 인간 존재의 시작이자 목 적이다. 그 품위를 지키고 드러내는 삶 안에서 우 리는 하느님의 모습을 비추게 되며, 그 안에서 하 느님을 만나게 된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은 곧 신앙의 핵심이며, 하느님과의 친교로 들어가는 열쇠이다.

 

성서가 증언하는 인간의 품위는 예수님의 부활 을 통해 그 절정에 이른다. 죽음은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가장 강력한 위협이지만, 예수님은 부활 을 통해 “어떤 고통과 죽음도 하느님이 부여하신 생명의 품위를 말살할 수 없음”을 선포하셨다. 부 활하신 예수님은 고통의 흔적인 ‘상처’를 그대로 지닌 채 나타나셨다. 이는 우리가 겪는 질병과 가 난, 상처가 품위를 깎아내리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영광으로 변화될 수 있는 통로임을 보여준다.

 

또한 하느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부활하셨다는 사실은, 우리의 구체적인 삶과 육신 자체가 얼마나 고귀한 가치를 지니는지 입증한다. 이런 의미에서 승천은 인간 존엄성의 ‘상한선’이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사건이다. 예수님은 신성(神性)만 을 가지고 하늘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본성’을 품고 하느님 오른편에 오 르셨다.

 

이제 인간은 단순히 세상에서 존중받는 존재를 넘어, 하느님의 신성에 참여하는 존재가 되었다. 승천을 통해 인간의 품위는 지상을 넘어 천상적 가치로 격상되었음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