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부활을 개키다
김남균 시몬 신부님(문화홍보국장)
아직어두울때였습니다.마리아막달레나는날이밝기 도 전에무덤으로갔습니다.슬픔때문이었을겁니다.사 랑하는사람을잃고나면,가만히있을수가없잖아요.이 유도없이그사람이있던자리에가고싶어집니다.아무 것도할수없어도,그냥그자리에있고싶은겁니다.아 직그사람의온기가남아있을것같아서,조금이라도가 까이있고싶어서.그게사랑이니까요.
그런데무덤안에이상한장면이있습니다.베드로와다 른제자가달려와서무덤안을봅니다.수건이따로,아마 포가따로,가지런히놓여있었다고요한복음은전합니다. 그냥텅빈게아니라,정돈되어있었습니다.누군가시신 을 훔쳐갔다면저렇게두고가지않습니다.급하게도망 쳤다면더더욱요.서두르는사람은개켜두지않습니다.
그 자리에는 설명되지 않는 고요함이 있었습니다. 마 치누군가충분한시간을들여,아무미련없이떠난것처 럼. 그정돈된침묵앞에서,다른제자는“보고믿었다.”고 합니다. 누가설명해준것도아니고,예수님을직접만난 것도 아닙니다. 빈 자리를 보고, 그냥 믿은 겁니다. 어떤 믿음은그렇게옵니다.증거가아니라,고요함으로.이장 면은 우리 삶과많이닮았습니다. 부활은 화려하게 오지 않았습니다. 천사가팡파르를불지도,하늘이갈라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비어 있었습니다. 정돈되어 있었습니 다. 그리고그것으로충분했습니다.
우리도 살다보면비슷한순간을만납니다.오래앓던 분이 어느 날조용히평화로워지거나, 도저히 회복될 것 같지 않던 관계가 어느틈에조금씩나아지거나, 포기했 던일이전혀다른모양으로다시살아나거나.아무도주 목하지 않는, 아주 조용한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 다. 드라마틱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일들입니 다. 그런데나중에돌아보면알게됩니다.그조용한자리 가 바로전환점이었다는 것을. 내가 포기하려던 바로 그 순간, 무언가가이미바뀌고있었다는것을.우리는늘지 나고 나서야 봅니다. 그래서 믿음이 필요한지도 모릅니 다. 부활은그렇게옵니다.
무덤이 비어있다는건, 죽음은끝이아니라는뜻입니 다. 막혀 있다고생각했던자리가사실은열려있다는뜻 입니다. 내가이미포기한그자리에서,하느님은아직일 하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 각자에게도 그런 빈 무덤이 있을 겁니다. 오래 닫혀 있던 마음의 어느 구석, 이미 끝났다고 여겼던 어떤 희망, 다시는 회복되지 않을 것같았던어떤관계.그자리를한번가만히들여다보셨 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이미 비어 있을지도모릅니다. 어쩌면, 하느님은 우리보다 먼저 그 자리에 가 계실지도 모릅니다.우리가아직어두울때,이미일어난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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