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청소년 특집 | 외로운 나를

松竹/김철이 2025. 5. 29. 12:09

외로운 나를

 

 

가정의 달 5월은 정겨운 달입니다. 많은 날을 함께 해 온 가족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따뜻한 정을 나누게 되지요. 그러나 가족에 게서 다정함을 찾을 수 없는 이들에게 5월은 힘겨운 달입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외롭고, 평소보다 조금 더 쓸쓸한 기분이 듭니다.

 

김개미 시인이 글을 쓰고 경자 작가가 그림을 그린 동시집 <드라큘라의 시>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 합니다. 늘 혼자인 어린 드라큘라, 무서운 게 많은 꼬 마 유령, 그리고 유령 옆에 늘 함께하는 눈이 여섯 개 달린 거미가 그 셋입니다. 어린 드라큘라는 시인입니 다. 그런데 드라큘라의 모든 시에는 슬픔이 깔려 있습 니다. 그 슬픔은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드 라큘라의 외로움을 토로합니다.

 

“지금 나를 부르는 소리는

어젯밤 내가 나를 부르는 소리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어젯밤 병에 담아둔 소리”(42쪽)

 

- <누가 부르지?>에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드라 큘라. 인간이었던 시절의 추억마저 슬픔에 젖어있는 드라큘라에게 매일매일은 외로움과의 싸움입니다. 그 런데 이상하지요. 그런 드라큘라를 멀리서 지켜보던 꼬마 유령은 자꾸만 드라큘라에 마음이 쓰입니다. 불 켜진 창문 앞을 서성이는 드라큘라를 벽 뒤에서 지켜 보게 되고, 울면서 잠이 깬 드라큘라 옆에서 밤을 새 우느라 눈이 빨개지기도 합니다. 드라큘라는 알게 될 까요? 누군가 곁에서 그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었 다는 것을요.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누구도 나를 받아주지 않을 것만 같을 때, 우리는 더욱더 귀를 막고 눈을 꼭 감은 채 몸을 웅크리게 됩니다. 세상이 나를 밀어낸 다면 나도 세상을 밀어내겠다는 기세로 말이지요. 그 러나 때로는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비로소 알게 됩니 다.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워 방황하는 순간에도 늘 나 를 지켜보며 기다리는 분이 계셨다는 것을요. 언제나 내 곁에 계셨던 나의 하느님, 나의 예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릴 수 있는 5월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