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붓꽃

松竹/김철이 2025. 5. 4. 18:00

붓꽃

 

                     松竹 김철이

 

 

칠팔월 푸르름은

세상천지 푸른 물 들일 것 같은데

실눈 뜨고 잠시 둘러보니

세상은 온통 먹구름 빛이다.

 

덜 가진 자

먹고살려 숨 쉴 틈 없이 허덕대고

더 가진 자

더 가지려 잠잘 새 없이 억억대니

사계절 가슴팍엔 먹물이 들더라

 

그 누가 기워 갚으리

나날이 커져만 가고

매 순간 자라만 가는

이 악순환을

 

나부터 내려놓고

나부터 벗어놓는 세상사 그리워서

텅 빈 채 버려질

내 넋의 빈터에

한 송이 붓꽃 심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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