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에 대해서
순교자 성월의 의미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다”
(교부 테르툴리아누스)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매년 9월이 되면 “순교자 성 월”로 기념하며, 순교자들의 삶을 묵상하도록 초대합 니다. 다른 성월의 경우에는 전 세계의 가톨릭교회가 공통으로 지내지만, 순교자 성월은 우리나라에서만 기념하는 한국 교회의 고유 성월이기도 합니다. 이러 한 특징은 우리 한국 교회의 고유한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중요한 전례력입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다른 가톨릭교회와는 달리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여 믿음의 꽃을 피웠습니다. 물론 그 과정 안에서 피로써 신앙을 지 켜야 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루어야만 했습니다. 당시 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세상의 눈에는 순교 성인들 을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면, 이 땅 어디에서도 신앙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세 상의 이치에 불과했습니다. 순교자들의 피는 세상의 이치를 뛰어넘어 복음의 진리를 통한 열매로 이어졌 습니다. 2023년 말 기준 한국 천주교회는 16개 교구, 신자 수는 약 597만 명으로 집계되어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이 수치를 절대값으로 환산해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분명 지금 우리 한국 교회의 뿌 리에는 고통과 핍박 속에서도 지켜온 그 신앙의 씨앗 이 열매 맺었다는 것을 우리는 묵상할 수 있습니다.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미사를 거행하시 며 한국 천주교회가 지닌 신앙의 씨앗과 열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순교자들의) 이러한 승리를 경축합니 다. 이는 한국의 천주교인 여러분이 모두 하느님께서 이 땅에 이룩하신 위대한 일들을 기억하며, 여러분들 의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신앙과 애덕의 유산을 보화 로 잘 간직하여 지켜나가기를 촉구합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순교자 성월의 의미는 분명합 니다. 한국 교회의 첫 시작을 기억하는 것. 비록 당 시 세상의 가치관과 반대되는 복음 말씀, 그리고 교회 의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였 고, 세상의 숱한 핍박과 억눌림 속에서도 굴하지 않으 셨던 거룩한 행보를 기억하는 것. 이러한 기억은 지금 의 우리에게 구체적인 신앙의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순교자들의 거룩했던 발걸음을 기억하며 우리가 머문 이 세상과 교회 안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도록 노력했 으면 합니다. 우리가 마주한 현재는 수많은 유혹과 어 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랑의 가치보다는 개인주 의와 집단 이기주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직도 국가 간의 전쟁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 아내는, 반복음적인 부분들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 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오늘부터 시작되는 순교 자 성월이 하나의 성월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우리 역시 그분들의 삶을 기억하고 그분들의 삶을 행하도 록 노력하는 2024년 9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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