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108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9XEurhHI0S4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선을 행하고 정의롭게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이 죄를 미워하고 멀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남의 집 불구경하듯 죄를 기반으로 서로 얽혀 살아가는 이들을 보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필요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치 구원의 길에서 막다른 길을 선택해서 무작정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사정을 살펴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빛의 자녀인 우리의 일보다 훨씬 이해가 빠른 이 집사의 이야기를 봅시다. 그의 위기와 그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일은 모든 일은 혼자의 힘으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세상 이치를 알게 합니다. ‘공생’의 길을 선택한 집사의 꾀는 그를 이용하려는 다른 이들의 속셈과 연결되어 서로를 살려냅니다. 이를 모르는 주인은 결과적으로 아주 큰 손해를 보게 되지만 그조차 그는 즐거움에 빠져 그냥 넘어가버립니다.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집사는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함’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남은 얼마되지 않은 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날 궁리를 합니다. 그가 사용한 방법을 짐작 못하는 이들이 아직 있지만 이야기를 놓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무릎을 칠 연관성이 등장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집사를 자신의 집에 맞아들이지 않습니다. 대신 그 집사에게도 자신들에게도 좋은 방법을 구합니다. 그것은 이 말로 드러납니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주인에게 손해를 끼칩니다. 불의했던 자신의 평가를 뒤집은 것이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그 못된 기질을 발휘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것입니다.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는 것은 같으나 그것을 이용해 사람들의 빚을 깍아줌으로써 사람들에게는 부채를 지게 하고 자신의 살 길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지혜는 전혀 다르게 평가를 받습니다. 그가 자리를 유지했던 것은 그가 도움을 준 이들이 그가 그 집사 자리에 있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집사를 쫓겨나게 한 그 소문이 방향을 틀자 주인이 마음을 거둔 것입니다. 그 칭찬은 사람들의 여론을 바꾼 것이고 그것으로 자신은 걱정하던 미래를 바꾸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거두게 됩니다. 이것이 주님이 말씀하신 ‘거래’의 내용입니다. 악을 행하여 더 큰 악으로 자신을 지킨 이 세상의 자녀들의 모습을 들려주시는 주님은 그런데 우리는 사랑이신 주님, 한 없이 인내로운 하느님을 두고서도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회개가 없음을 돌아보게 하신 것입니다. 교훈 아닌 교훈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59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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