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에 초대된 ‘손님’입니다.
곽길섭 베드로 신부님(범서성당 주임)
한가위엔 한 해의 결실을 나눕니다. 이는 그 결실이 있기까지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삶임을 잘 알고, 분명 ‘함께’ 이루어낸 결실들이기에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아 나누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입 니다
한가위엔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분들을 기억 합니다. ‘나그네 살이인 인생길’을 먼저 마무리한 분들 의 영혼을 기억하며, 이 세상 여정을 마무리하고 하느 님 나라에서의 복된 삶을 살아가는 그분들이 하느님 의 자비하심 안에서 평안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합 니다.
한가위엔 자신을 돌아봅니다. 가끔 말씀에서 보면, 예수님께서는 ‘과부와 고아와 이방인, 나그네’를 말씀 하시며 그들을 위로하시는데, ‘과부와 고아, 이방인이 나 나그네’는 먼 곳에 있는 그 누군가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어쩌면 바로 우리 각자 자신을 이 야기하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이 세상에 ‘손님’으로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과부이고 고아이며 이방인이고 나그네일지도 모르겠 고, 바로 우리가 ‘주님 위로의 수혜자들’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손님’으로 왔지만, 주인처럼 살다가 우리보 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분들처럼, 분명히 우리도 언젠 가는 이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집 안에 좋은 손님을 모시면 복이 들어온다는 말처럼, 세상이 나를 좋은 손님으로 받아들이고, 나를 통해 세상에 복이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복을 마음껏 나눕니다. 그래서 세 상은 풍요로워집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부르시는 날, ‘주님 안에서 죽은 이들은 행복하다.’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는 손님으로 살 지 못하고, 나그네요 이방인으로서의 삶은 더더욱 잘 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이 하느 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사람으로 생활합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분들도 이 세상 에 초대되었던 ‘손님’이었고, 우리 모두도 이 세상에 초대되어 온 ‘손님’임을 기억할 수만 있다면, 주님 말 씀도 잘 따르며, 풍요로움도 잘 나누는 복된 명절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십시오.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요엘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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