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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16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9. 16. 08:07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16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h7TVuqyA0xQ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영성체를 할 때마다 함께 고백하는 신앙이 있습니다. 주님의 성체를 모시기에 합당치 않지만 ‘한 말씀만 하소서’라고 주님께 청하는 우리입니다. 오늘 복음에 이 고백의 원래 주인이 등장합니다. 그는 ‘백인대장’이라는 이방인이었습니다. 같은 사건의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그의 한결같은 고백은 ‘한 말씀만 하소서’입니다. 

“백인대장의 노예”

그는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로마의 병사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노예를 부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신앙으로 치자면 그와 상종하는 것이 불쾌한 일이고 그는 하느님의 은총을 넘볼 수 없는 사람입니다. 또한 그가 청하는 노예는 그에게 짐이나 재산에 불과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가 주님을 찾았을 때 이상한 일들이 겹칩니다. 자신의 재산에 불과한 노예가 아프다는 것은 ‘손실’ 정도일텐데 그는 식민지의 이름 없는 예언자를 찾아 그의 모든 자존심을 굽혀 청을 합니다. 수리가 아니라 나음을 바랬고 그에게 노예는 소유가 아니라 벗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그가 다스리던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주님께 대신 청한 겁니다.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백성의 원로들은 입을 모아 그를 칭찬하고 증언합니다.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이라는 표현을 듣는 이 사람은 정작 오늘 복음 속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주님을 찾아와 무릎을 꿇을 수는 없었기에 원로들을 보낸 듯 하지만 진실은 그 뒤에 나타납니다. 원로들은 그를 증언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

정복과 식민지의 관계는 단어로 설명될 수 없는 전쟁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기는 일입니다. 그 내용들이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인 관계는 정복자는 식민지를 ‘전리품’ 정도로 여긴다는 것이고 그래서 ‘소유’ 혹은 ‘재산’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는 노예 이전에 식민지 백성들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회당을 지어 하느님을 믿는 일을 도왔다고 증언합니다. 그런 중 그가 소리로 등장합니다.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우리가 주님을 만날 때 고백은 그렇게 등장하며 한 사람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하느님을 알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사람입니다. 그의 겸손보다 그가 사람을 대하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주님은 화답하십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이스라엘에서 본 일이 없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주님을 마주하는 우리가 그의 고백을 통해 주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이 바라시는 그리고 하느님을 믿는 이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의 답을 우리는 영성체 때마다 되새기는 겁니다.


0:00  오늘의 복음
2:19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