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하느님 백성의 품격 | 장병철 바오로 신부님(초중 본당)

松竹/김철이 2024. 9. 2. 21:19

하느님 백성의 품격

 

                                                      장병철  바오로 신부님(초중 본당)

 

 

사람의 품성과 인격을 말할 때 품 격이라는 말을 씁니다. 세상에는 지 위나 책무에 따라 그 기대치를 충족 시켜 줌으로써 그 품격을 증명하는 이들도 있지만 반대로 그만한 품격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품격은 하느님 백성인 우리에게도 요구됩니다. 하느님 백성 의 품격은 무엇을 말할까요?

 

그것을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에서 유추해 볼 수 있 는데요, 그것은 먼저 하느님의 법을 실천하는 것입니 다. 오늘 신명기의 제1독서는 하느님의 명령을 지키고 실천할 때 다른 민족들이 그것을 보고 위대한 백성, 지 혜롭고 슬기로운 백성이라고 칭송할 것이라 말하고 있 습니다. 사는 모습에서 다른 민족과 품격에서 차이가 난다는 말씀이죠.

 

그런데 오늘 복음은 좀 다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품격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조상들의 전통으로 보나, 위생적으로 보나 손도 씻지 않고 음식 을 먹는 것은 위대한 민족이요 지혜롭고 슬기로운 하느 님 백성답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리사이들 과 율법학자들의 지적을 받습니다. 왜 씻지도 않은 더 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느냐고 말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 안에서 나오는 탐욕, 교만과 같은 것이라고 말입니다.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사람을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 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품격은 겉모습에 있는 것이 아 니라 내부에서, 즉 마음 씀에서 드러나는 것이라는 말 씀이죠.

 

꽤 오래 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 바디프로필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건강한 자신의 몸매 사진을 남기기 위해 열심히 운동해 보자는 멋진 생각이죠.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관리한다 는 것은 분명 높이 평가받을 일입니다. 그런데 그리스 도인은 여기에 더해 멋진 영혼을 갖기 위해 힘써야 하 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말씀을 듣기만 하지 말고 실행 하는 사람이 되라고 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고아와 과부 를 돌보아 주고, 세상에 물들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라 고 말하는 오늘의 제2독서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하느님 백성의 품격을 갖춘 영혼의 바디 프로필을 만드 는 방법을 알려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꾸준히 사랑을 실천하고 유혹과 싸우면서 영혼을 단련함으로써 하느 님 백성의 품격을 영혼에 아로새기라는 말씀으로 말입 니다. 물론 하루 이틀 운동해서 좋은 몸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그리스도인의 품격이 결심만 한다고 당 장에 생기는 것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우리 영혼을 더 럽히는 악습을 걷어내려고 노력하면서 우리 마음에 주 님의 거룩한 생각과 사랑의 언어를 채우다 보면 언젠가 우리는 손을 씻지 않아도 주님의 향기가 느껴질 만큼 위대한 하느님의 백성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날이 올 것입니다.